[채송무기자] 국민의당 일부 의원들이 김영란법에 대해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일단 시행 후 문제가 생기면 보완해야 한다는 기존 당의 입장에 반하는 것이다.
국민의당 황주홍·유성엽 의원 등 농어촌 출신 의원 6명은 8일 기자회견을 열고 "김영란법은 좋은 법으로 그대로 가져가되 시행령만은 고쳐야겠다"며 "일부 언론에서 국민의당 당론이 말썽많은 시행령까지 일단 시행해보자는 것 아니냐는 오해가 있는 것 같아서 기자회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의원들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우리 경제상황, 특히 농어업 현실을 생각할 때 국민권익위에서 만든 시행령안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농어촌 출신 국회의원이 지역구 의원들의 3분의 2가 넘는 국민의당은 그 어떤 당보다 김영란법 개정 불가, 시행령안 개정필수라는 입장을 선명하게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의원들은 "지금 농어민들은 김영란법이 FTA 보다 더 무섭다고 아우성"이라며 "현재의 시행령대로 시행될 경우, 농축수산물의 수요는 연간 11조 5천600억 원이 줄어들 것으로 한국경제연구원(KERI)이 분석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절망적인 우리 농어업 분야에 심각하게 집중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의원들은 "외국 농수산물 수입증가와 국내산 수급불안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어업이 그 기반마저 와해될 수 있다"며 식사 제한액을 기존 3만원에서 5만원으로, 선물은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조정하도록 하고 금액 조정이 안된다면 시행을 유예해야 한다는 국회 농해수위 결의안을 적극 지지했다.
전북 정읍고창 지역의 유성엽 의원은 한우 농가와 관련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지난 2008년 미국산 쇠고기 반입 반발이 일자 정부는 한우 품질 고급화와 품목별 경쟁력 강화를 약속해 현재 어렵게 살아남은 농가들은 대부분 명품 한우를 키우고 있다"며 "그런데 이제와서 정부는 김영란법 시행에 따라 저가 축산물을 내놓으라고 한다"고 맹비난했다.
유 의원은 "한우에게 고급사료 대신 풀사료를 먹이라는 대안을 제시했는데 참으로 한심하기 그지 없다. 한우가 저급화되면 수입쇠고기와의 경쟁은 어떻게 되나"라며 "김영란법의 시행취지에 대해서는 저도 깊이 공감하지만 아직도 FTA의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우리 농가가 다시 타격을 입으면 재기 불능에 빠질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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