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상훈기자] 정부의 구글에 대한 국내 공간정보(입체지도) 데이터 반출 허용 여부 결정이 연기된 가운데 구글 직원이 자신의 SNS를 통해 국내 기업과 정부를 맹비난하고 나서 논란이 되고 있다.
구글에서 모바일 앱 마케팅을 담당하는 주 모씨는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회사 입장과 무관하다"는 전제로 지도 반출에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는 국내 업체를 비난하고 나섰다.
주 씨는 "구글의 국내 지도서비스는 안보시설 데이터 삭제를 전제한다는 사실에도 마치 이적행위인양 과장되고 있다"며 국내 업체를 '그들'이라 지칭하며 "오랫동안 정부 보호 아래 열악한 서비스를 제공해오며 서비스 개선의 의지도 없는 박약한 공급자"라고 주장했다.
이어 "창조경제가 대한민국의 폐쇄적 생태계에 하나의 창조적 균열을 만들어내려는 아젠다라면 더 열린 지도서비스의 허용은 공간정보 시장의 가치를 새롭게 재인하고 촉진하는 본격 창조경제 방안"이라며 구글에 대한 지도 반출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그는 또 "한국형 XX 를 정부 주도로 '육성' 하는 것보다 새로운 변화를 유도하는 능동적 허용이 더욱 시대에 맞는 발전방향"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럼에도 최근 정부는 소비자와 혁신의 편을 드는 게 아니라 공급자와 폐쇄의 편에 서는 것 같다"며 "네이버지도, 다음지도, 티맵을 쓸 이유가 없으면 안 쓰는 것인데 왜 구글 지도를 못 쓰게 하고 자기네 서비스를 억지로 쓰게 하려는가"라며 네이버와 다음, SK텔레콤에 날선 비판을 가했다.
주 씨는 이들 업체를 상대로 " 이용자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못난이들의 공통점은 언제나 억지로 자기를 좋아하게 만들려고 한다"는 거친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반대로 구글 기반 서비스에 대해서는 '혁신적'이라 추켜 세웠다.
주 씨는 "최근 대세 모바일 서비스들인 맛집검색앱 망고플레이트, 호텔예약앱 데일리호텔, 부동산앱 다방, 차량공유앱 쏘카 모두 위치데이터를 기반으로 새로운 가치를 전달하는 서비스들"이라며 " 구글 지도 API 위에서 작동하고, 지도 데이터를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왜 이들 서비스가 네이버지도나 다음지도가 아니라 구글 지도를 쓰는지, 구글 지도 API 의 기술적 장점 외에도 분명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그 이유는 구글이 아니라 네이버, 카카오, SK텔레콤이라면 지도데이터 사용을 근거로 스타트업에게 '갑질'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 가능성은 북한이 구글 지도 데이터를 악용할 가능성보다 더 높다고 생각한다"며 덧붙였다.
주 씨는 그 근거로 '김기사 내비'로 유명했던 벤처기업 록앤올이 카카오 인수 이후 SK플래닛으로부터 데이터 표절로 소송당한 사건을 꼽기도 했다.
그는 "네이버, 다음, SK텔레콤 지도 데이터를 활용하는 위치 기반 서비스들이 사업정보 공유를 강제 당하는 업계의 추한 면모들은 잘 알려진 이야기"라며 "즉 '그들' 은 안보는 안중에도 없고, 부동산 업자처럼 지대를 계속해서 얻고 싶은 것이고 최대한 이권을 빨아먹겠다는 것이 진짜 목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네이버와 SK텔레콤이 원스토어 사업을, SK텔레콤에서 T맵으 개방한 것은 알겠는데 왜 자기 서비스를 열심히 하는 게 아니라 경쟁자 다리걸기에 더 심혈을 기울이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사견임을 전제로 했지만 구글 직원이 쟁점이 되고 있는 이슈와 관련 경쟁업체와 정부에 대해 SNS를 통해 원색적인 비난을 하고 나서면서 네티즌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한편 구글의 지도 데이터 반출 신청에 대한 논의는 오는 25일 전까지는 회의를 열어 결정될 예정이다.
이 안건은 협의체 구성 이후 첫 국외 반출 안건을 다루는 심의 사안으로 7개 부처에서 각자 현안들을 검토하는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이유로 당초 12일에서 일정이 연기됐다.
성상훈기자 hns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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