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영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와 농림축산식품부, 환경부 등 3개 부처를 대상으로 소폭 개각을 단행했다. 그 결과 신임 문체부 장관으로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내정됐다.
박근혜 정부 출범과 함께 여성가족부 장관을 역임한 조 내정자는 여성으로서 처음으로 청와대 정무수석에 발탁되는 등 박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활동한 인사다.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은 "조 내정자는 문화예술 분야에 대한 조예가 깊고 여성가족부 장관과 청와대 정무수석 등을 지내 박근혜 정부의 국정 철학을 잘 이해하고 있는 점이 발탁 사유"라며 "국정에 대한 안목을 토대로 콘텐츠, 관광, 스포츠 등 문화 기반 산업을 발전시켜 문화융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기 말기에 대통령의 뜻을 잘 이해하는 적임자가 주요 부서의 장관직에 발탁된 것은 당연한 순서로 볼 수 있다. 다만 그가 과거에 문체부 장관의 역할에 반하는 입장을 보였기에 게임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청소년의 게임 접속에 제한을 두는 '셧다운제'와 관련해 조 내정자는 지난 2011년 본회의 통과 당시에 "합리적인 게임정책이 필요하다. '셧다운제'가 아니라 부모의 관심과 지도로 게임 이용을 관리해야 한다"며 반대표를 던졌다.
그러나 2년 후 여성가족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그는 "셧다운제는 청소년들의 수면권을 보장하고 인터넷 게임 중독을 예방하기 위한 최소한의 사회적 장치"라며 입장을 번복했고 이후에도 '셧다운제'를 찬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게임에 부정적인 모습을 보인 인사가 산업을 발전시켜야 하는 자리에 내정되면서 업계에서는 "진흥이 아니라 규제를 더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물론 조 내정자가 문체부 장관의 자리에 오르면 생각이 달라질 수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15년 국내 콘텐츠산업 수출액은 58억3천만 달러였으며 이 중에서 게임은 32억2천만 달러로 전체 55.2%를 차지했다. 게임은 콘텐츠산업 수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기여도가 높기에 문체부 장관이 되면 반드시 부흥시켜야 하는 산업이다.
또한 지난 6월 문체부가 발표한 '게임문화 진흥계획'도 조 내정자가 맡아야 하는 정책이다. 2020년까지 시행되는 '게임문화 진흥계획'은 ▲'모두의 게임문화' 공감대 형성 ▲게임의 활용가치 발굴 및 확장 ▲게임문화 기반 확충 ▲협력형 과몰입 대응 체계 구축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최근 박 대통령이 정부 규제 철폐, 진흥 위주의 정책을 펴고 있으므로 친박 계열의 조 내정자가 태도를 180도 바꿔 게임 진흥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도 있다.
현재 국내 게임 산업은 쇠퇴의 길을 걷고 있다. 영상과 광고 분야 전문가 김종덕 현 장관이 게임 진흥을 위해 노력했지만 쇠퇴를 막진 못했다. 과연 조 내정자가 문체부 장관이 되면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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