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혜기자]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주가연계증권(ELS) 이제 다 잡았습니다."
여승주 한화투자증권 대표는 17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ELS 손실이 언제까지 얼마나 계속될 지 우려하는 분들이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화투자증권은 940억원 가량의 ELS 운용 손실과 평가 방식 변경으로 인한 1026억원 규모의 일회성 추가손실로 올 상반기 1천967억원 가량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여 대표는 ELS 운용 손실이 크게 발생한 원인에 대해 "해외 지수 ELS 상품에 대한 경험과 인프라가 부족했던 데다, ELS의 가치와 내재 위험을 정교하게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이 준비돼 있지 않았다"며 "홍콩 H지수에 집중된 ELS 발행 규모를 짧은 시간 내 과도하게 늘리는 등 발행원칙을 간과했다"고 반성했다.
이어 "ELS 및 리스크 운용과 관련해 조직을 정비하고 전문 인력을 확충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마쳐 이제는 시장이 급변하더라도 과거와 같은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그 결과 올해 4월부터 ELS 운용 손실이 축소되기 시작했으며 지난 6월에는 9개월만에 ELS 운용에서 흑자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IB·트레이딩 핵심 비즈니스로 집중 육성"
올 상반기 한화투자증권의 세전이익은 ELS 운용 손익을 제외하면 73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2014년 이후 계속돼 온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는 설명이다. 사업부문별로는 트레이딩부문의 상반기 순영업수익이 1천800억원 마이너스를 기록했으나, 자산관리(WM)부문은 500억원, 투자은행(IB)부문은 200억원, 홀세일은 100억원 수준을 유지했다.
여 대표는 미래 수익 창출을 위해 이들 사업 부문을 모두 적극 육성하겠다고 전했다. ▲IB사업 강화 ▲트레이딩 사업 업그레이드 ▲WM·홀세일 수익 극대화 ▲한화 그룹 시너지 극대화가 골자다.
특히 한화투자증권 사업포트폴리오에서 수익성과 성장성이 가장 높은 IB부문을 강화할 방침이다. 국내 대형 IB 사업에서 금융 주관 비중을 확대하고 그룹의 주력 사업인 유화·방산·태양광 사업 등과 연계된 IB 자문을 주도적으로 수행할 계획이다.
여 대표는 "올해 부동산 부문에서 최대 규모로 꼽히는 서울 르네상스 호텔 부지 재개발 사업에 단독으로 금융 주관을 맡고 있으며, 두산밥캣의 기업공개(IPO) 업무도 진행하고 있다"며 "대표 주관사 톱5를 목표로 대형 주관사 사업 비중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해외 증권사와의 얼라이언스를 기반으로 공동 운영하는 사모펀드(PEF) 설립을 추진중"이라고 전했다.
IB와 더불어 트레이딩부문도 한화투자증권의 핵심 비즈니스로 육성할 계획이다. 해외 부동산·선박·항공기와 같은 실물자산과 대체투자 영역으로 확대하는 동시에 신기술사업금융과 헤지펀드 등으로 상업 영역을 넓히고 크레딧 투자를 강화한다. 특히 헤지펀드와 관련해서는 외국 증권사와 협의를 진행중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정상화 후 매각 계획 없다"
WM과 홀세일부문 수익 극대화를 위해서는 프라이빗뱅킹(PB) 역량 강화를 위해 영업 활성화에 나선다. 이를 위해 여 대표는 취임 후 전국 50여개의 지점을 방문해 사기 진작에 나선 바 있다.
또 리서치-홀세일 연계 활동 강화, 기관 서비스 제고 등을 통해 시장점유율 확대를 추진한다. 이러한 과정의 일환으로 리서치센터 내 애널리스트도 대폭 영입하고 있다.
아울러 그룹 내 보험·자산운용 등 다른 금융 계열사와 사업 교류를 확대해 그룹 시너지를 극대화에 나선다.

여 대표는 "한화투자증권은 자기자본 기준으로 업계 14위의 작은 증권회사지만 총 자산 100조원 규모의 한화생명을 비롯해 한화자산운용 등과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며 "금융계열사와 핀테크사업, 통합 금융 플랫폼 사업 등을 진행하고 비금융 계열사와는 글로벌 사업 확장을 위한 자금 조달 등 기업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여 대표는 '한화투자증권을 정상화한 후 매각 하려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는 "그런 일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는 하이투자증권 인수 추진 여부에 대해서는 "증권사는 제조사와 달리 규모가 비슷한 회사끼리의 M&A는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다"며 "고만고만한 증권사 인수는 전혀 관심 없다"고 답했다.
/윤지혜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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