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미기자] 최근 집에서 혼자 술을 마시는 '혼술족'들이 늘어나면서 가정용 주류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위스키 업체들이 이를 겨냥해 영업력과 제품 라인업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위스키 시장 침체가 이어진 상황에서 다음달 김영란법이 시행되면 유흥주점 중심의 영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한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최근 대형마트 등 가정용 주류 판매채널 확대를 위해 이를 담당하고 있던 '오프-트레이드팀'을 기존 영업조직에서 분리시켰다.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이전까지 대형마트와 주점 등 유통채널별로 영업인력을 운영해왔으나 가정용 시장의 매출 비중이 미미했던 만큼 그동안 주점에만 영업력을 집중시켰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위스키 시장이 침체되고 있는 데다 집에서 혼자 술을 마시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가정용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이를 담당하고 있는 '오프-트레이드팀'을 좀 더 강화시켰다.
오프-트레이드팀은 현재 5명 내외의 실무진과 팀장, 이사로 구성돼 있으며 현재 새롭게 충원한 영업직원들도 추가로 계속 배치될 예정이다. 또 영업전무 직속 부서로 바뀌면서 보고 체계도 중간 단계를 거치지 않고 영업전무 직접 보고로 개편했다.
이와 별개로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주점을 담당하던 영업조직인 '온-트레이드팀'은 지역별 담당자 임명체제로 변경해 업무 효율성을 높였다.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채널별 담당인력을 뒀던 기존 시스템으로는 시장 상황에 빠르게 대응할 수 없다고 보고 4개의 권역으로 나눠 각 지역별로 이사 1명씩을 배치하는 등 영업조직을 전면 개편했다.
또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오는 9월 장 투불 신임 사장이 취임하게 되면 올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현 영업전무의 뒤를 이을 새로운 영업전무를 뽑아 영업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페르노리카코리아 관계자는 "기존에도 가정용 시장을 담당하는 영업팀이 운영되고 있었지만 이번에 업소용 시장과 별개로 영업전무 직속으로 조직이 개편되면서 내부적 위상이 커졌다"며 "가정용 시장이 커질 것이라고 보고 성장 기회를 주기 위해 오프-트레이드팀을 강화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골든블루도 최근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가정용 시장을 담당하는 조직인 '캠(KAM)'을 통해 영업력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3명의 실무진으로 구성된 이 조직은 다음달 1일부로 인력이 더 충원되며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판매처 확보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골든블루는 가정용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지난 5월 국내 최초 화이트 위스키인 '팬텀더화이트'를 출시하며 제품도 강화했다. 이 제품은 홈술족들이 선호하는 보드카, 럼, 소주 등 '화이트 스피릿'을 겨냥해 선보였다. 또 골든블루는 이번에 처음으로 '팬텀더화이트'의 추석 선물세트를 선보일 뿐만 아니라 조만간 꿀을 넣은 '팬텀더허니'도 출시해 홈술족 공략에 더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골든블루 관계자는 "가정용 시장에서 각각 40%, 50% 가량 판매되는 보드카와 소주를 겨냥해 팬텀더화이트를 선보이게 됐다"며 "앞으로도 가정용 시장 확대를 위해 영업인력도 꾸준히 더 늘려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업계 1위인 디아지오코리아와 최근 '그린자켓'을 출시한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는 현재 가정용 시장을 겨냥해 영업력을 강화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아직까지 가정용 시장의 매출 비중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위스키 업체들의 가정용 시장 매출 비중은 현재 거의 10%도 안될 만큼 미미하다"며 "위스키로 이 시장을 공략한다는 것은 아직까지 힘들 것으로 보여 와인이나 맥주 등으로 제품을 다양화하는 것이 더 빠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혼술족이 늘어나고 있지만 일본처럼 위스키를 가정에서 즐길 수 있을 만큼의 위스키 문화가 국내에선 발달하지 않았다"며 "영업력 강화도 중요하지만 업소에서 '하이볼' 등의 형태로 위스키를 많은 이들이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는 문화를 먼저 형성하는게 급선무인 것 같다"고 밝혔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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