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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 칼 빼든 방통위 '플랫폼 중립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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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사업자간 부당행위 방지" vs 인터넷 업계 "이중 규제"

[조석근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포털, SNS 등 인터넷 플랫폼 사업자들을 규제할 수 있는 법 개정에 나서면서 인터넷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특히 정부는 이번 개정을 통해 포털 업체 등이 다른 콘텐츠 등 사업자들에게 차별 없이 플랫폼을 제공하는 이른바 '플랫폼 중립성' 개념을 적용, 논란이 되고 있다.

통신망에 대한 차별없는 접근을 허용하는 '망 중립성'과 함께 플랫폼 중립성은 둘다 아직 글로벌 기준도 명확치 않고 지금까지 법을 통해 이를 강제하지 않았던 것.

이 탓에 정부가 통신업체에 더해 인터넷업체까지 규제를 확대하기 위해 무리한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재 시행령 개정안에 대한 규제개혁위원회 심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어서 결과에 따라 적잖은 파장도 예상된다.

특히 내주 규개위 심사에 앞서 인터넷 업계는 개정안의 문제점에 대한 업계 의견을 정부에 전달할 예정이어서 이번 논란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21일 방통위 및 업계 등에 따르면 대통령 직속 규제개혁위원회는 지난 4월 입법예고된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심사 중에 있다.

개정안 중 이용자 보호규정 등 일부 내용은 지난달 28일 먼저 시행됐고, 논란이 된 망중립성 및 플랫폼 중립성 규정은 모호한 내용 등을 이유로 재검토를 요구한 바 있다. 규개위는 26일께 해당 개정안을 재심사할 예정이다. 통신업계가 해당 조항에 대한 반대 의견을 정부에 전달한 데 이어 인터넷 업계도 규개위 심사에 앞서 정부에 이를 반대하는 의견서를 전달할 예정이다.

◆인터넷 갑질 규제? 업계 "근거 없다" 반발

문제가 된 내용은 개정안 중 신설된 전기통신사업자에 대한 금지행위 규정이다. 개정안에 "일정한 전기통신 서비스를 이용해 다른 전기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자에게 불합리하거나 차별적인 조건 또는 제한을 부당하게 부과해 이용자의 자유로운 선택이나 이용을 제한하는 행위"가 추가된 것.

방통위가 사업자들의 다양한 차별행위를 금지하는 데 상당한 재량을 발휘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법을 적극적으로 해석해 기간통신, 인터넷 사업자 등 부가통신사업자 모두에게 망 중립성, 플랫폼 중립성 관련 규제를 적용할 수 있다는 것.

망 중립성은 통신업체가 자사 네트워크를 이용하려는 업체에게 트래픽이나 유형에 상관없이 이를 동등하게 제공해야 하고, 플랫폼 중립성 역시 인터넷업체는 콘텐츠업체들이 원할 경우 차별없이 플랫폼을 제공해야 한다는 개념이다.

결과적으로 통신업체와 인터넷 업체에 대한 새로운 규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통신 및 인터넷 업계 모두의 반발을 사고 있는 것.

당초 방통위는 통신 3사를 대상으로 한 망 중립성에 한해서만 규제 강화를 고려했지만 검토과정에서 그 대상에 포털, SNS 등 인터넷 사업자들이 포함되도록 이 같은 규정을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미국을 비롯해 세계적으로도 관련 개념과 규제를 놓고 아직까지 치열한 논쟁이 진행 중으로 이의 명확한 규정이나 법적 강제가 쉽지 않다는 것. 원칙에는 동의하나 서비스와 규모에 따라 이용 대가 부가나 규제 등 관점에서 업계는 물론 국가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 탓에 당장 업계는 논란의 소지가 큰 조항을 상위법 개정 없이 하위 법령인 시행령 규정을 통해 손 쉽게 처리하려 한다고 비난하고 있다. 해당 규정도 지나치게 모호하다는 지적이다. '일정한 전기통신 서비스'와 '다른 전기통신 서비스', '불합리하거나 차별적 조건 또는 제한' 등 내용들이 구체적으로 규정되지 않아 혼란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더욱이 인터넷 업계는 방통위가 규제 밖이던 인터넷 기업에 대한 규제 권한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보고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시행령이 개정되면 해석에 따라 네이버나 다음카카오 등 포털업체는 뉴스를 비롯한 콘텐츠 제휴, 및 배열 등에서 차별적인 조건을 내세우거나 배열해서는 안된다. 또 이들을 비롯해 현행 전기통신사업법 상 부가통신 사업자인 SNS, 게임, 미디어, 콘텐츠 제공업체 등 대부분의 인터넷업체들이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

사업자간 차별 등 부당행위에 대한 규제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주무 부처로 방통위가 규제에 나설 경우 이중규제라는 주장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방통위가 세부 규정들을 어떻게 만들지 일단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구글, 유튜브 등 글로벌 사업자와 무한경쟁하는 인터넷 사업자를 기간통신사업자과 같은 조건으로 규제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인터넷 업계는 정부에 반대 의견을 전달하는 등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방통위도 해당 규제에 의지를 보이고 있어 시행령 개정과 시행까지 잡음이 일 조짐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인터넷 사업자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갑질 논란 등 부당행위들을 단속하자는 차원"이라며 "구체적인 규제 대상과 내용은 방통위 고시, 규칙, 가이드라인 등 세부 규정을 만드는 과정에서 정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석근기자 feelsogoo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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