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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웅] 지진의 안전지대 아닌 한국, 탈핵 공론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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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웅기자] "이번 지진으로 신고리 원전의 노심이 손상되는 큰 사고가 발생했다면 부산·울산·경남 주민 1만6천240명은 방사선에 피폭돼 일주일 안에 사망하고 50년간 280만명이 암으로 사망했을 것이다"

야당 의원을 주축으로 한 '탈핵 에너지전환 국회의원 모임(탈핵모임)'은 20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시민단체 '원자력 안전과 미래'가 시뮬레이션한 결과를 이같이 발표했다.

탈핵모임 공동대표인 우원식·김영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민은 어제(19일) 발생한 규모 4.5의 지진으로 또 한번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며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신고리 5·6호기 건설 허가는 5천만 국민의 건강과 국가 존립을 위태롭게 할 최악의 결정"이라고 맹비난했다.

2011년 3월 11일. 원전의 선진국 일본 동북부 해안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후쿠시마 핵발전소 4개가 폭발했다. 이 사고로 일본 땅의 약 70%가 방사능에 오염됐다. 또한 수십년 뒤에는 백만명 이상이 암과 기형아 출산 등을 경험할 것이라는 최악의 예측이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후쿠시마 핵사고 이전에도 대규모 핵사고는 끊임없이 있었다. 1979년 미국의 스리마일섬 사고, 1986년 구소련의 체르노빌 사고 등이 그것이다.

이같은 참상을 목격하고도 우리나라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지난 6월 "우리는 원자력 기술에 있어 선진국으로 절대적으로 안전하다. 값이 싸고 깨끗한 에너지다. 대체할 수 없는 자원이다"라고 주장하며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허가했다.

원전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기술발전으로 사고 확률은 무시할 정도이며, 원자력은 전력 생산단위당 원가를 비교하면 최저 수준으로 조선과 철강 등 국내 산업구조에 적합하다고 주장한다. 또한 원자력은 탄소배출이 없어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하고 신재생에너지는 경제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원전의 안전신화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원자력 기술의 선진국인 일본 정부 역시 후쿠시마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이같은 논리로 원전을 밀어붙인 바 있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한국수력원자력 직원들이 부품의 시험 성적서를 위조하는 납품 비리까지 발생했다.

원자력은 결코 값싼 에너지가 아니다. 원전과 그에 따른 핵폐기장 건설비, 그에 따른 보상비용, 사고대비 보험료, 노후원전 폐쇄 및 핵폐기물 처리비용, 사회적 갈등 유발 비용 등 '숨겨진 비용'을 감안하면 매우 비싼 에너지다. 아울러 핵폐기물을 생각한다면 깨끗하다고도 볼 수 없다.

후쿠시마 핵사고 이후 독일과 스위스, 벨기에 등 많은 유럽 국가는 탈핵을 결정했다. 최근 대만 역시 탈핵을 선언했다. 이탈리아는 가동을 전혀 하고 있지 않던 핵발전소의 재가동을 추진하다가 국민의 저항으로 포기, 탈핵이 완성된 바 있다.

이제는 우리나라도 탈핵에 대해 본격적으로 공론화해야 한다. 원전에만 의존해 값싸게 에너지를 대량으로 소비하는 현재 구조에서 벗어나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자는 김익중 동국대 교수의 주장도 검토해볼 만하다.

이영웅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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