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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신선한 복고풍' 블랙베리 프리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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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한 슬라이드 방식 물리 키보드…발열과 A/S는 과제

[강민경기자] 3년 간의 공백을 깨고 한국시장에 재도전하는 블랙베리. 이 업체가 지난 20일 국내 출시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프리브(Priv)'를 며칠간 써 봤다.

프리브는 이미 기존 블랙베리 사용자 중 애플리케이션이 부족해 다른 스마트폰으로 갈아탄 소비자를 겨냥해 만든 스마트폰이다.

블랙베리의 상징인 ''물리 키보드''와 높은 보안성을 지원하면서도,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제공하는 앱을 모두 사용 가능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유용한 물리 키보드·빠른 업데이트가 장점

이 기기의 장점은 화면을 가볍게 밀어올리면 ''짠'' 하고 등장하는 물리 키보드다. 슬라이드폰 버튼을 꾹꾹 눌러쓰던 옛날 생각도 났고, 무엇보다 장문의 글을 써야 할 때 화면을 넓게 활용할 수 있었다.

이 물리 키보드는 컴퓨터에서 쓰는 키보드와 동일한 배열을 갖고 있기 때문에 따로 자판을 익힐 필요 없이 편히 쓸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오타율도 낮은 편. 다만 기자의 손은 터치스크린 속 가상 키보드에 더 익숙해져 있어서 그런지, 화면을 크게 쓸 필요가 없을 때는 가상 키보드가 더 편했다.

또한 키보드 표면에는 터치를 인식하는 기능이 있어서 화면 속 스크롤을 오르내릴 때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화면을 터치할 필요가 없이 자연스럽게 스크롤을 내릴 수 있기 때문에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실수로 링크를 클릭하거나 좋아요를 누르는 일이 없어진다.

단어 추천 기능도 상당히 똑똑했다. 처음 한두 글자만 입력해도 전체 글의 맥락에 맞는 단어를 바로 띄워 준다. 업무와 관련된 메일이나 문자메시지를 급히 작성해야 할 때 유용한 기능이다.

''디텍(DTEK)''이라는 전용 보안 애플리케이션이 있다. 이는 기기 전체의 보안 수준이 어떤지 실시간으로 체크할 수 있게 해 준다. 일부 앱이 주제넘은(?) 권한을 가지고 있을 때 이를 사용자에게 인식시켜 주는 기능도 있다. 이를테면 플래시를 켜 주는 손전등(flashlight) 앱이 쓸데없이 마이크 제어 권한을 가지고 있는 경우 이를 파악하고 차단할 수 있다.

1천800만화소 후면카메라에는 독일의 광학기기업체 슈나이더-크로이츠나흐로부터 인증받은 렌즈가 탑재됐다. 포커스도 빠르게 잘 잡히고, 일상적인 사진을 촬영하는 데 무리가 없다.

운영체제(OS)가 ''스톡(Stock)''에 가깝다. 스톡은 구글이 스마트폰 제조사에 제공하는 가장 기본적인 형태의 OS를 말한다. 이 때문에 프리브는 OS 업데이트가 구글의 레퍼런스 스마트폰인 ''넥서스''와 같은 날에 이뤄진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또한 이 기기를 지하철에서 들고 다니면 옆에 앉은 사람이 ''저건 뭐지'' 하는 눈빛으로 곁눈질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본인이 ''남들과 다르다''는 것을 어필하고 싶다면 이 기기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쉽게 뜨거워져…A/S망 구축은 숙제

기기를 장시간 조작하다 보면 열이 나기 시작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프리브는 전원을 켠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건 뭐지'' 싶을 정도로 쉽게 뜨거워졌다. 게임을 실행하거나 영상을 재생하면 초반부터 ''계속해도 이 기기가 버텨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기자가 1년 6개월째 사용하고 있는 LG전자의 G4와 비슷한 수준의 발열이다. G4도 가끔 한없이 뜨거워져서 손을 대면 화들짝 놀랄 정도인데, 공교롭게도 이 둘은 같은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인 퀄컴의 스냅드래곤808을 탑재했다.

또한 200만화소 전면카메라는 노이즈가 다소 심해서 셀피를 촬영하거나 영상통화를 할 때는 살짝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심(SIM)카드가 기기 속에 박혀 나오지 않을 때도 종종 있다.

이외에도 삼성전자의 ''''엣지'''' 스마트폰을 연상시키는 듀얼 커브드 아몰레드(AMOLED) 디스플레이는 호불호가 크게 갈릴 듯하다.

국내 사후서비스(A/S)망이 아직 충분히 구축되지 않은 것도 문제다. 그나마 가장 안전한 선택은 SK텔레콤의 온라인몰 ''티월드다이렉트''를 통해 구매하는 것이다. 전국 15개 SK텔레콤 서비스센터에서 수리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다른 채널을 통해 구입할 경우 블랙베리의 국내 총판인 3KH에 맡겨야 한다.

국내 가격은 59만8천원. 비싼 가격은 아니지만 해외 시장에 출시된 지 1년 가까이 지난 ''구형'' 제품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충분한 가격경쟁력이 있다고 보긴 어렵다. 미국에서는 400달러대 초반에도 팔린다.

한편, 블랙베리는 더 이상 휴대폰을 자체 생산하지 않기로 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생산은 외주 업체에 맡기고 소프트웨어 개발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블랙베리 프리브 사양 및 가격

▲크기 147mm(키보드 열었을 경우 184mm) x 77.2mm x 9.4mm ▲5.4인치 FHD급 AMOLED 디스플레이 ▲코닝 고릴라글래스4 ▲안드로이드 6.0 마시멜로 ▲3GB 램(RAM) ▲32GB 내장메모리 ▲마이크로SD카드 최대 2TB까지 확장 가능 ▲3천410mAh 배터리 ▲1천800만화소 후면카메라 ▲200만화소 전면카메라 ▲위성위치정보시스템(GPS) ▲USB 2.0 ▲블루투스 4.1 ▲59만8천원(부가세 포함)

강민경기자 spotligh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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