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통령, 미르·K스포츠 의혹에 "위기 극복 도움 안돼"

[채송무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갈수록 의혹이 확산되고 있는 미르·K스포츠 재단 문제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퇴임 후를 대비했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고 현재의 의혹은 국가의 위기를 가중시킬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대통령은 20일 오후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그동안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경제단체 주도로 설립된 두 민간재단과 관련해 많은 의혹이 제기됐다"며 "가뜩이나 국민의 삶의 무게가 무거운데 의혹이 의혹을 낳고 불신은 커져가는 현 상황에 제 마음은 무겁고 안타깝기만 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박 대통령은 "저는 오로지 국민들께서 저를 믿고 선택해 주신대로 국민을 위하고, 나라를 지키는 소임을 다하고 제가 머물던 곳으로 돌아가는 것 외에는 어떠한 사심도 없다"며 "심지어 재단들이 저의 퇴임 후를 대비해서 만들어졌다는데 그럴 이유도 없고, 사실도 아니다"고 역설했다.

박 대통령은 "그러나 각종 의혹이 확산되고 논란이 계속되는 것은 지금 우리가 처한 위기를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위기를 가중시킬 수 있다"면서 "만약 어느 누구라도 재단과 관련해서 자금 유용 등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면 엄정히 처벌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두 재단에 대해서는 박 대통령은 "문화체육 분야를 집중지원하고 우리 문화를 알리며 어려운 체육 인재들을 키움으로써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수익 창출을 확대하고자 기업들이 뜻을 모아 만들게 된 것"이라며 "과거에도 많은 재단들이 기업의 후원으로 이런 사회적 역할을 해왔는데 전경련이 나서고 기업들이 이에 동의해 준 것은 감사한 일"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은 "재계 주도로 설립된 재단들은 당초 취지에 맞게 해외순방 과정에 참여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고, 소위 코리아 프리미엄을 전 세계에 퍼트리는 성과도 거뒀다"며 정부와 민간이 함께 만든 파리 케이콘 행사와 전통 품새 태권도 공연, 코리아 에이드, K타워 프로젝트 등을 들었다.

대통령은 "이처럼 의미 있는 사업에 대해 의혹이 확산되고, 도를 지나치게 인신 공격성 논란이 계속 이어진다면 문화 융성을 위한 기업들의 순수한 참여의지에 찬물을 끼얹어 기업들도 더 이상 투자를 하지 않을 것"이라며 "한류 문화 확산과 기업의 해외 진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힐난했다.

대통령은 "앞으로 두 재단이 시작을 할 때 미비했던 부분들을 다듬고 숙고해서 문화와 어려운 체육인들을 위한 재단으로 거듭나서 더 이상의 의혹이 생기는 일이 없도록 감독 기관이 감사를 철저히 하고 모든 것이 투명하게 운영되도록 지도·감독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대통령은 최근 비선실세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최순실 씨 문제에 대해서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