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정계복귀를 선언하고 개헌을 통한 제3지대 구성에 본격 나서겠다는 뜻을 밝혀 정치판이 출렁일 것으로 보인다.
손 전 대표는 20일 2년 전 정계은퇴를 발표했던 국회 기자실을 찾아 "정치와 경제의 새판짜기에 모든 것을 바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정치와 경제의 새판짜기를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고 말했다.
손 전 대표는 개헌에 모든 힘을 다하겠다고 했다. 민주당 당적도 버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회의원, 장관, 도지사, 당 대표를 하면서 얻은 모든 기득권을 버리겠다. 당적도 버리겠다. 제가 무엇이 되겠다는, 꼭 대통령이 되겠다는 생각도 없다"고 강조했다.
손 전 대표는 일단 21일까지는 휴식을 취한 뒤 개헌과 제3지대를 향한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설 계획이다. 손 전 대표가 대권 도전까지 포기할 수 있음을 밝히면서 여야를 가리지 않은 연대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우선 민주당 내에서 개헌을 매개로 비패권 연대를 추진하고 있는 김종인 전 더민주 대표와 정의화 국회의장, 이재오 전 새누리당 의원 등 제3지대 세력과의 연대가 이뤄질 전망이다. 그 외에 개헌을 매개로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 남경필 경기도지사 등 새누리당 비박계와의 연대도 가능하다.
국민의당은 안철수 전 대표가 개헌에 소극적이지만, 손학규 전 대표와의 연대에 적극적이다. 국민의당은 이날 장정숙 원내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손 전 대표의 정계 복귀를 환영한다"며 "장관, 도지사, 의원을 지내며 항상 뛰어난 업적을 이룬 손 전 대표의 합리적인 정치를 기대한다"고 러브콜을 보냈다.
손 전 대표가 기존 여야의 구분에 얽매이지 않는다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나 새누리당 주류인 친박계와의 연대도 있을 수 있다. 친박계 내에서는 외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내치는 친박계가 맡는 방향으로의 개헌이 논의된 바 있다.
그러나 손 전 대표의 앞날이 험난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개헌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 해 새누리당 친박계가 나설 공간이 작고, 야권의 유력주자인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와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개헌에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더민주 내에 존재하는 10여명의 손학규계 의원 중 "손 전 대표를 따라갈 것"이라고 탈당 입장을 밝힌 이찬열 의원을 제외하고는 동반 탈당이 없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손학규계의 한 의원은 "현역 의원 중에 탈당을 선택하는 이는 극히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며 "당적을 버리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정계 복귀를 선택한 손학규 전 대표가 여야를 넘는 개헌의 흐름을 조성할 수도 있다. 과거 민주당 대표로 통합을 이뤘듯이 야권 통합의 발판이 될 수도 있다. 손 전 대표의 움직임이 정치권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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