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검찰이 미르와 K스포츠 재단 의혹과 관련해 비선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 씨에 대한 통화 내역 확보에 나서는 등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어서 제대로 된 수사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0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만약 어느 누구라도 재단과 관련해서 자금 유용 등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면 엄정히 처벌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최순실 씨와 그 딸인 정유라 씨, 미르·K스포츠 재단 관련 의혹이 쏟아지면서 대통령과 여권 지지율이 하락세를 기록하는 등 국정운영에 직접적인 부담이 되고 있어 이에 대한 해소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다만 대통령은 미르·K스포츠 재단에 대해 "문화체육 분야를 집중지원하고 우리 문화를 알리며 어려운 체육 인재들을 키움으로써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수익 창출을 확대하고자 기업들이 뜻을 모아 만들게 된 것"이라며 "각종 의혹이 확산되고 논란이 계속되는 것은 지금 우리가 처한 위기를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위기를 가중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두 재단에 대해 "이처럼 의미 있는 사업에 대해 의혹이 확산되고, 도를 지나치게 인신 공격성 논란이 계속 이어진다면 문화 융성을 위한 기업들의 순수한 참여의지에 찬물을 끼얹어 기업들도 더 이상 투자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미르·K스포츠 재단에 대해 의미 있는 사업을 하고 있다고 규정한 것이다.
이 때문에 야권에서는 대통령의 발언이 검찰 수사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라는 불만이 나왔다. 최 씨는 미르와 K스포츠 재단 설립에 개입하고 재단의 자금을 개인 회사로 빼돌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어 검찰 수사가 불가피하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이 커밍아웃을 했다. 모금을 지시한 사람이 바로 대통령이라는 것"이라며 "대통령은 재계의 동의를 얻어 돈을 걷게 됐다는 취지로 말했지만 돈 낸 사람의 의사는 반강제적이었던 것이고 손목을 비틀렸다는 것이었다"고 비판했다.
김한정 더민주 의원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대통령이 의미있는 사업이라고 하면서 최순실 게이트에 대해 인신 공격이라고 한다"며 "검찰에 엄정한 수사지시를 한다면서 어떻게 인신공격이고 기업이 알아서 할 이야기라고 자세히 말하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 아닌가"라고 공세를 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도 이날 비대위에서 "대통령이 유체이탈 화법을 이용해 합리화 시키는 것"이라며 "미르·K스포츠 재단은 시작부터 불법적으로 재벌로부터 800여억 원을 갈취해 사용했다. 불법으로 갈취한 돈을 좋은 목적으로 썼다고 합리화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언론에 제기된 문제에 대해 '어느 누구도 불법행위를 저질렀으면 엄정히 처벌받을 것'이라고 했다"며 "검찰은 엄정하고 신속한 수사를 통해 국민적인 의혹이 하나도 남지 않도록 철저히 수사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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