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최순실 국정 농단 의혹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초유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민심을 따라 그동안 금기어였던 대통령 탄핵과 하야 주장이 정치권에서 나온 것이다.
비선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씨 의혹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박근혜 대통령이 최씨와의 관계를 일부 인정하자 민심은 크게 악화됐다. 지난 25일 문제가 불거진 이후 인터넷 포털 상에서는 하야와 대통령 탄핵이 검색어 상위권을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이같은 민심의 악화 때문인지 현역 정치인들이 대통령 탄핵을 주장하기 시작했다.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 대통령은) 석고대죄하고 하야해야 한다고 본다. 창피해서 고개를 들 수가 없다"고 했다.
야권의 대선주자로 꼽히는 이재명 성남시장이 불을 붙였다. 이 시장은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한민국은 21세기 민주공화국에서 원시 샤머니즘 무당통치국으로 전락했다"며 "헌정파괴 국정문란, 통치시스템 파괴, 국가위기 초래 책임지고 박근혜대통령은 하야(사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 시장은 "권위와 지도력을 상실한 대통령이 국가운명을 결정하는 것은 모두의 불행이자 위험"이라며 "거국중립내각을 구성해 대통령 권한을 양도하고 하야할 것을 요구한다. 국가시스템 파괴 범죄행위는 대통령이 자백했으니 야권은 탄핵절차에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종오·김종훈 무소속 의원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박 대통령은 더 이상 대통령의 자격이 없을 뿐만 아니라 정권을 유지할 수 있는 정치적·도덕적 권위를 상실했다"며 "박 대통령은 조건 없이 하야해야 한다. 이 국면을 모면해 보려고 다른 수단이나 방법을 쓴다면 더 큰 국민의 분노에 직면한다는 것을 알고 즉각 물러나야 한다"고 말ㅎㅆ다.
이들은 "대통령이 하야하지 않는다면 국회가 탄핵소추안을 발의해야 한다"며 "최순실 국정농단 사안은 명백히 탄핵 사안이다. 노무현 대통령을 탄핵했던 사유 보다 백배, 천배 더 근거가 있다"고 강조했다.
공당인 정의당도 대통령의 탄핵을 시사하는 논평을 내놓았다. 한창민 정의당 대변인은 "지금은 '최순실 대통령, 박근혜 대변인'이라는 국민적 조롱이 넘치고, 민심이 정치권보다 먼저 대통령 탄핵, 하야를 이야기하고 있는 사상초유의 상황"이라며 "청와대 비서진 전면 교체, 내각 총사퇴는 물론 대통령 스스로 자신의 책임을 다하는 조치를 내놓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 대변인은 "만일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과 하야를 외치는 국민적 분노에 최소한의 답을 주지 않는다면 정의당은 국민과 함께 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탄핵에 나설 수도 있음을 분명히 했다.
물론 대통령 하야가 현실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의 후폭풍에서 볼 수 있듯 탄핵은 최후의 수단으로 엄청난 갈등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 추진 대상인 정치권의 부담이 크다.
뿐만 아니라 새누리당이 129석을 갖고 있어 탄핵소추안 의결에 필요한 200석 확보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도 탄핵의 현실성을 낮춘다. 그러나 향후 최순실 의혹이 더욱 확산되면서 국민들 사이에서 대통령 탄핵 민심과 행동이 본격화되면 정치권 내에서도 탄핵 목소리가 힘을 얻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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