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웅기자] 새누리당 지도부가 비박계의 지도부 사퇴 요구를 거부하면서 당은 본격적인 내홍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비박계는 당 지도부의 거취를 묻는 의원총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하면서 2일에 열릴 의총은 당내 권력 지형 변화에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김무성·이혜훈·정병국·심재철 등 비박계 의원 50여명은 지난달 31일 오전 국회에서 비공개 긴급회동을 갖고 "청와대와 내각의 전면 쇄신 와중에 당만 인적 쇄신이 없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이정현 지도부의 퇴진을 촉구했다.
이와 함께 비박계는 ▲당내 의원총회 즉각 소집 ▲청와대의 적극적인 수사협조 촉구 ▲거국내각 구성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친박계 일색의 당 지도부는 비박계의 이러한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대표는 이날 "어떤 지도부 구성원들도 자리에 연연하는 사람은 없다"며 "어려울 때 그만두고 물러나고 도망가는 것은 선택할 수 있는 것 중에 가장 쉬운 선택"이라고 말하며 사퇴 요구에 선을 그었다.
조원진 최고위원도 같은 날 최고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도부 총사퇴 주장에 대해 "그분들의 이야기는 충분히 잘 이해하고 있다"며 "당 지도부는 사태수습을 하는 게 우선으로 책임감을 갖고 사태수습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비박계, 지도부에 사퇴 요구하며 단일대오 형성
비박계 의원 50명은 즉각 지도부를 규탄하며 의원총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하고 나섰다. 새누리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재적의원 10분의 1이상의 요구가 있을 경우 원내대표는 48시간 전에 의총을 소집해야 한다.
비박계 황영철 의원은 같은 날 브리핑에서 "의원 50명은 정진석 원내대표에게 의원총회소집요구서를 제출했다"며 "이에 정 원내대표는 건강상의 이유로 오는 2일 오후 정도에 의총 일정을 잡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황 의원은 "이번에 열리는 의총은 지도부 사퇴에 대한 의원들의 의견을 지도부에 강하게 전달하기 위한 자리"라며 "이 대표 등 지도부의 입장을 듣고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일부 비박계 의원은 의총에서 지도부 퇴진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지도부 사퇴 여부를 표결로 부치겠다는 강경 입장을 드러내면서 향후 진행될 의총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비박계 한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의원 상당수가 의총소집을 요구했는데 지도부는 이같은 요구를 묵살했다. 적어도 의원들의 의견을 들으려는 노력이라도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예정된 의총에서 분위기를 보고 지도부 사퇴 여부를 표결로도 물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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