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정기자] 정부가 지난 3일 서울 강남·송파·서초·강동구 등 강남 4구와 경기 과천시의 주택 분양권 거래를 금지하는 강도 높은 규제를 내놨다.
정부는 강남 4구와 경기 과천에서 신규 공급되는 아파트들의 분양권 전매를 소유권 이전 등기 시까지로 늘렸다. 사실상 분양권 전매가 불가능해 진 것이다.
특히 이번에 발표된 부동산 대책은 재건축 입주권 전매규제나 담보 대출 규제까지 영향을 미칠 투기 과열 지구의 일괄 도입보다는 과열 양상을 보이는 서울 등 수도권과 지방 일부 지역에 대해 선별적 미세 조정했다.
정부가 특정 지역에 한해 분양권 전매와 재당첨을 제한하는 등 규제 장벽을 높인 것은 저금리 기조에 국지적으로 나타나는 시장 과열을 막고 실수요자들에게는 내 집 마련의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다.
부동산 시장이 양극화된 상황에서 전국을 대상으로 한 포괄적인 대책을 내놓을 경우 자칫 시장 전체가 침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과열을 어느 정도는 진정시킬 수 있는 대책이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 국한한 규제와 분양가 상한제 등은 이번 대책에서 제외돼 전국적인 투기 광풍을 잠재우기에는 부족하다.
재당첨이 제한되고 1순위 청약 자격이 강화됨에 따라 청약자 수요가 감소할 것이고 이로 인해 가수요는 잡히겠지만 분양시장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배제할 수 없다.
건설업계도 큰 타격을 입게 된다. 최근 해외 수주가 원활하지 못해 대부분 국내 주택시장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청약 경쟁률이 떨어진다면 리스크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또 정부는 주택시장 과열 문제가 제기된지 한참이 지나서야 전날 '늑장 대책'을 내놨다. 이미 시장 과열이 된 수도권 주요 지역 분양 단지들은 이번 대책의 영향권에 속하지도 않는다.
정부는 뒤늦게 과열 현상이 실수요자들을 위축시키고 이후 주택 경기 조정 과정에서도 가계와 거시경제에 부담을 줄 수 있어 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지만, 과연 정부의 이번 부동산 대책이 투기를 잠재우고 실수요자 위주로 시장이 개편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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