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朴대통령, 총리 추천 게임장 만들려 해"

[윤채나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정세균 국회의장과 만나 국회 추천 총리에게 내각 통할권을 주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 야당 지도부가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국정공백이 장기화되는 것은 대통령의 국정운영 동력이 상실됐기 때문"이라며 "대통령이 조기에 모든 권한을 내려놓고 국회가 추천한 총리에게 국정 수습을 맡기겠다고 선언하는 게 가장 빠른 수습 방안"이라고 말했다.

김영주 최고위원은 "우는 아이에게 뭐 하나 주듯 의미 없는 말을 던지고 갔다. 더구나 최순실을 비호했던 새누리당 친박 지도부와 합의해 총리를 추천하라고 한다"며 "이는 야당에 허수아비 총리, '제2의 김병준'을 추천하라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국회를 총리 추천 게임장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최고위원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본질은 국민의 위임을 받아 헌법을 수호해야 할 대통령이 헌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통령이 국정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2선으로 후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해철 최고위원은 "국회 추천 총리가 어떤 권한을 갖는지 언급하지 않은 채 공만 국회에 넘겨 놓고, 총리 지명을 놓고 야당의 분란을 유발하려는 것 아닌지 의심이 든다"며 "대통령이 자신의 모든 권한을 국회 추천 총리에게 넘기고 (국정에서) 완전히 손 떼겠다고 선언할 때만 수습이 가능하다"고 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당 비대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대통령 한 마디에 총리 후보 20~30여명이 거론되고 있다. 대통령이 공작정치로 현안을 풀려고 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대통령이 탈당하고 3당 대표와 진지하게 논의해 총리 추천을 받은 뒤 인준해서 그 총리가 책임지고 조각에 이르는 내각을 구성해야 한다"며 "정부 내에 있는 최순실·우병우 사단 청산 없는 내각은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주승용 비대위원도 "대통령이 국회에 총리 추천을 요청했지만 정작 본인이 2선 후퇴하겠다는 말은 없었다"며 "탈당하고 2선 후퇴하겠다고 분명히 밝혀야 영수회담이 성공하고 이 난국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