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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우내환' 위기의 현대·기아차, 내년도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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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위축 지속 및 美 대선 트럼프 당선에 '보호무역주의' 강화 우려도

[이영은기자] 내수시장 점유율 60% 벽이 깨지는 등 고전하고 있는 현대·기아차가 내년에도 위기를 헤쳐나가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2017년 내수 시장도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미국 대선에서 보호무역 주의를 강조한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내수 시장에서 점유율 58.94%로 2000년 현대차그룹 출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반기 들어 내수 시장 점유율 하락세를 보여온 현대·기아차는 올해 판매 목표 달성에도 적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2015년에도 판매 목표인 820만대 목표치를 채우지 못한데 이어 올해도 813대 판매 목표 달성에 실패하면서 2년 연속 판매 목표 달성이 좌절되는 위기를 맞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이같은 내수 절벽 흐름이 내년에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현대차 글로벌경영연구소가 내놓은 '2017년 자동차산업 전망'에 따르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국내 자동차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정부의 신차 구입 지원정책 종료와 가계부채 증가, 고용 부진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인해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것이 연구소측의 전망이다. 글로벌경영연구소는 내년 국내 자동차 업계 내수 판매가 전년 대비 2.4%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내수뿐만 아니라 글로벌 자동차 시장 둔화 추세도 현대·기아차의 위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내년 세계 자동차 수요는 2008년 이후 가장 낮은 2.1%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전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인해 보호무역 주의가 강화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자동차 업체 중 특히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현대·기아차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연간 미국판매는 각각 76만대, 63만대로, 판매 비중은 현대차 15%, 기아차 22%를 차지한다.

대미 자동차 수출관세는 한·미 FTA로 기존 2.5%에서 올해 3월부터 0%가 됐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이 '한·미FTA가 미국 노동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어 재협상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 자동차 업체들의 대미 수출 금액은 2005년대 대비 약 200% 증가한 180억 달러를 기록했다"면서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자동차 산업에 대한 우려가 제기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재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트럼프 당선으로 인해 변경될 수 있는 정책에 맞게 대응할 계획이며, 최대한 영향을 받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가 멕시코에서 차를 생산해 미국에서 판매하는 기업에 대한 관세 장벽을 강화하게 될 경우, 기아차의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아차 멕시코 공장은 북미·중남미 공략 생산기지로 지난 9월 준공을 마치고 본격 생산에 돌입한 바 있다. 현재 'K3' 10만대의 차를 생산하고 있으며, 향후 40만대까지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멕시코에서 만든 차를 미국에서 팔지 못하게 되면 최근 가동을 시작한 기아차의 글로벌 생산 전략에 타격이 예상된다"면서 "현대·기아차는 트럼프 당선자의 기조 전략을 파악해서 능동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트럼프가 비관세장벽을 높이거나 멕시코의 대미 자동차 수출관세를 공약대로 35%로 올릴 경우, 현대·기아차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다만 한·미 FTA를 통한 관세 철폐에 다른 실익은 크지 않았기 때문에 재협상을 통해 관세가 부활하더라도 피해는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영은기자 eun06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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