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최순실 국정 농단 의혹으로 리더십의 위기에 처한 박근혜 대통령에게 또 한 번의 시련이 닥친다. 검찰이 이르면 내주 박 대통령에 대해 수사를 진행할 계획인 것이다.
검찰 수사는 박 대통령이 지난 4일 대국민담화에서 "앞으로 검찰은 어떠한 것에도 구애받지 말고 명명백백하게 진실을 밝히고 이를 토대로 엄정한 사법처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저 역시 검찰 조사에 성실하게 임할 각오이며 특별검사에 의한 수사까지도 수용하겠다"고 밝힌 것에 따른 것이다.
대통령은 "저의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국민 여러분께 용서를 구한다"며 "어느 누구라도 이번 수사 통해 잘못이 드러나면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할 것이며 저 역시도 모든 책임을 질 각오가 돼 있다"고 말했다.
검찰 수사는 이미 박 대통령에 바짝 다가서 있다.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을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지시했다는 측근들의 발언도 나왔다. 이에 따라 검찰은 지난해 7월 박근혜 대통령과 비공개 면담을 한 대기업 총수 전원을 조사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7월 24일 청와대 오찬에 대기업 총수 17명을 불러 "한류를 확산하는 취지에서 대기업들이 재단을 만들어 지원했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24~25일 7명의 대기업 총수들과 외부에서 비공개 면담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순실 씨와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 대한 구속 수사를 실시한 것에 이어 박 대통령의 최측근 참모인 이른바 문고리 3인방에 대한 조사도 모두 이뤄지고 있다.
대통령 연설문 및 청와대 문서 유출 의혹을 받고 있는 정호성 제1부속 비서관이 먼저 조사를 받고 구속됐으며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과 안봉근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의 자택도 지난 9일 압수수색됐다.
◆대통령 관여 증거 나올지 주목, 핵폭탄급 파장 일수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전 청와대 비서진들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되면 검찰은 다음 단계인 박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에 대한 조사는 이르면 다음주 경 이뤄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이미 측근 조사 과정에서 '대통령이 지시했다'는 진술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어서 대통령에 대한 조사는 거의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앞서 두 차례의 대국민 사과와 담화문에서는 '기업들의 자발적인 행동'이나 최순실 씨 개인의 일탈로 본인과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어왔다.
그러나 검찰이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정호성 전 비서관의 휴대전화 녹음파일에 의하면 최씨는 정 비서관에게 부하직원에게 지시를 내리는 듯한 말투를 쓰는 등 사실상 국정에 개입해 온 점을 고려했을 때 대통령이 완전히 몰랐을 가능성은 적다는 말도 있다.
검찰 조사 과정에서 최순실 씨 국정 농단에 대통령이 관여한 의혹이 드러나면 그야말로 파장은 핵폭탄급이 될 전망이다. 이미 대통령 지지율이 5%를 기록하는 등 최악으로 떨어졌고, 전국에서 수십 만명의 시민들이 모여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이같은 민심으로 정치권에서도 대통령의 퇴진 요구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검찰 수사가 마침표를 찍을 가능성도 있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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