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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오른' 생수 VS '목 마른' 탄산수…"희비교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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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산수 매출신장률 급감에 "1천억 돌파 힘들어"…생수, 2020년 1조 넘을 듯

[장유미기자] '물' 시장에 군침을 흘리고 있는 음료업계가 생수와 탄산수로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생수시장은 매년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지난해까지 세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하던 탄산수 시장은 투자한 것에 비해 시장이 급격하게 움츠러들었기 때문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생수시장 규모는 꾸준히 늘어나면서 지난해 6천200억원에서 올해 12.9% 증가한 7천억원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2020년 생수 시장 규모는 1조원도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유난히 무더웠던 올 여름 날씨에 건강을 생각해 당 성분 섭취를 줄이려는 트렌드로 생수 매출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생수는 1인 가구를 중심으로 끓이는 물, 정수기 대신 생수를 구입해 먹는 비중이 늘어나면서 시장도 점차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최근 3년간 세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오던 탄산수 시장은 올해 30% 성장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탄산수 시장은 지난 2010년 80억원 수준에서 2013년 143억원, 2014년 369억원, 지난해 780억원까지 급속도로 성장했지만 올해는 1천억원도 채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분위기는 각 유통채널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대형마트, 편의점, 온라인몰 등에서 생수 매출신장률은 소폭 증가했으나 탄산수는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까지 1.8% 신장한 생수 매출은 올해 1~10월에는 8.5%로 6.7%p 늘어났다. 그러나 탄산수 매출 신장률은 지난해 110.2%에서 올해 1%로 급격하게 낮아졌다. 대한상공회의소 유통시장분석정보서비스 통계에서도 지난 10월 전국 대형마트에서 판매된 상품군 가운데 탄산수 상품군의 비중은 지난해 같은 기간(13%)과 비교할 때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약 7%에 머물렀다.

A편의점 역시 탄산수 매출신장률은 지난해 360.5% 늘었으나 올해는 12.3% 증가에 그쳤다. 생수는 지난해 10월까지 14.3% 증가했으며 올해는 같은 기간 동안 19.2% 늘었다. B편의점에서도 탄산수 매출신장률은 작년 123.9%에서 올해 30.8%로 성장폭이 낮아졌다.

G마켓에서도 올해 1~10월 탄산수 판매량은 3% 증가에 그쳤다. 지난해 66% 신장한 것에 비하면 현저히 낮아진 수치다. 하지만 생수 매출은 지난해 3% 증가에서 올해 24%로 판매량이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탄산수의 경우 생수에 비해 계절이나 날씨의 영향을 받는 상품군으로, 지속적으로 구입을 해야 되는 생수와는 성격이 다소 차이가 난다"며 "작년 탄산수 열풍이 불면서 전년 대비 판매 신장률이 크게 나타났지만 올해는 소폭 증가한 수준에 그쳤다"고 밝혔다.

앞서 업계에서는 올 초 탄산수 시장이 1천500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탄산수가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최근 3년간 날개 돋친 듯 팔린 탓에 올해도 인기를 그대로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탄산수 시장은 기존 음료, 생수 제조업체뿐만 아니라 대형마트와 편의점, 온라인몰도 자체브랜드(PB) 제품을 출시하면서 경쟁은 더 격화됐다. 올해 탄산수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곳은 남양유업 '프라우', 풀무원식품 '스파클링 아일랜드', G마켓 '캬 스파클링' 등으로,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탄산수 브랜드 수만 해도 40여종에 달한다.

그러나 롯데칠성음료 '트레비'와 코카콜라음료의 '씨그램', 일화 '초정탄산수' 등 기존 업체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후발업체들이 잇따라 진출한 후 시장 상황은 정체되기 시작했다. 이를 두고 업계는 소비자 트렌드가 급격하게 바뀌면서 탄산수 시장도 성숙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성장세가 주춤해지자 CJ제일제당은 제주개발공사와 손잡고 추진하던 탄산수 사업을 전면 백지화했다. 양측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서귀포시 감귤가공공장 부지에 공장을 지어 올 상반기쯤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었으나 최근 분위기에 따라 결국 추진했던 사업을 접었다. 또 CJ제일제당은 지난해 4월 선보였던 탄산수 '이너비 워터스파클링'도 지난해 12월부터 생산을 중단했다.

그러나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생수 시장은 업체들이 계속 진출하고 있다. 최근에는 아워홈이 B2B 시장에서 테스트 형태로 생수제품을 판매하며 생수 사업에 첫 발을 내딛었다. 다음달에는 B2C 시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며 생수와 함께 탄산수 제품도 수입산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탄산수는 작년까지 건강 트렌드에 맞춰 제조업체 신제품 출시, 프로모션 진행으로 급속 성장했다"며 "올해 들어 시장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증가율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탄산수의 성장세가 주춤해지고 착즙주스 등으로 트렌드를 대체하려고 했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이 뜨겁지 않았다"며 "각 음료업체들이 새로운 트렌드에 맞춰 신제품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지만 '히트 상품'으로 내세울 만한 제품이 없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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