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웅기자] 새누리당 친박계와 비박계가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후속조치 문제를 두고 충돌했다. 지도부와 친박계가 대통령 탄핵 재검토와 개헌 추진을 주장하자, 비박계는 다음달 9일 탄핵안을 처리하겠다고 맞섰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2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박 대통령은 자신의 거취를 국회에 일임하며 사실상 하야 결심을 밝힌 것"이라며 "탄핵은 대통령이 물러나지 않는 상황을 전제로 진행했다. 상황이 바뀐 만큼 대통령 탄핵 절차를 원점에서 다시 논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원내대표는 "개헌이 이뤄지면 헌법 개정 절차에 따라 대통령의 조기 퇴진이 이뤄질 수 있다"며 "최순실 국정농단과 같은 5년 대통령 단임제,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단과 비극은 이제 끝장내야 한다. 야당과 책임 있는 협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친박계 좌장으로 불리는 서청원 의원은 "당 대표와 원내대표는 정권이양의 일정과 절차를 야당들과 성심껏 논의해 주길 바란다"며 "무엇보다 총리인선이 중요하다. 야권에서 거국내각 총리를 협의해 추천하고 국회에서 결정토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야권으로부터 나오는 개헌주장을 경청하고 가능한 힘을 보태주기 바란다"며 "더 이상 불행한 대통령과 불행한 국민이 반복되지 않도록 집권당으로서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개헌론을 꺼냈다.
◆비박 "12월 9일까지 여야 합의 안되면 탄핵"
반면 비박계는 여야의 대통령 퇴진 협상이 결렬될 경우 예정대로 12월 9일에 탄핵안을 표결처리하자고 주장했다.
비박계 비상시국위원회 간사 황영철 의원은 "비상시국위는 여야가 대통령 퇴진과 관련 합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협상에 임할 것을 촉구한다"며 "그러나 합의에 이르지 못한다고 해서 탄핵이 미뤄지거나 거부되어서는 안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황 의원은 다음달 2일이나 9일에 탄핵안을 처리하자는 야당 입장에 대해 "여야가 다음달 2일까지 합의점을 찾기에는 주어진 시간이 짧다"며 "적어도 9일 정도에는 합의에 이를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비박계 대선주자인 유승민 의원 역시 "오늘 대통령의 담화에 대해 국민들은 진정성이 있는 담화라고 보기 어려울 것"이라며 "일단 여야가 논의를 한 뒤 합의에 실패하면 헌법적인 절차에 따른 대통령 탄핵밖에 답이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유 의원은 정치권의 개헌 논의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현재 상황에서 개헌은 국민적인 지지를 받기 어렵다"며 "탄핵 국면에서 개헌 얘기를 하는 것 자체가 오히려 상황을 꼬이게 만드는 것"이라고 친박계의 개헌론에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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