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채나기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보고된 8일 국회 본회의 말미,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 등 야당 의원들은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탄핵 동참을 거듭 호소했다.
발언대에 선 의원은 모두 9명. 의석을 지킨 의원들은 '박근혜 탄핵' 피켓을 들고 발언자들의 목소리에 힘을 보탰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탄핵안 투표를 앞두고 그 어떤 때 보다 간곡하고 무거운 마음으로 아직 탄핵안 찬성을 망설이는 분들께 호소드리러 나왔다"며 "박근혜 정권 1년 연장하는 게 그렇게 중요한 것인가. 20대 국회의 이름으로 대한민국의 새 역사 100년을 열어 달라"고 호소했다.
같은 당 송영길 의원은 "새누리당 의원 여러분은 항상 여당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야당이 됐을 때, 이런 여당 대통령의 이런 국정농단 사태를 수용할 수 있을 것인지 생각해 달라"며 "국회의원 본연의 자세로 돌아와 달라"고 말했다.
이언주 의원은 새누리당의 '4월 퇴진, 6월 대선' 당론을 겨냥, "하나가 헌법 위반 범죄 피의자를 국회가 헌법적 절차에 따라 파면시키는 것이라면 다른 하나는 헌법적 파면을 회피하는 또 다른 헌법 위반 행위"라며 탄핵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백혜련 의원은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당일 머리손질을 했다는 의혹을 언급하며 "당초 탄핵안에 '세월호 7시간' 의혹을 포함하면 헌법 위배 여부에 대한 법리적 논쟁이 클 수 있다고 생각해 반대했지만 이제는 헌법 제10조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할 의무를 해태했다고 확신한다"며 "이런 비정하고 잔인한 사람을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인화 국민의당 의원은 "20대 국회는 역사와 국민 앞에 죄를 짓고 자멸의 길을 갈 것인가, 국민이 만들어낸 위대한 촛불의 의미를 받들어 민의의 대변자 역할을 할 것인가 기로에 서 있다"며 "국회는 국민이 시작한 촛불혁명의 1차적 소명을 완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관영 의원은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할 책임이 있는 국회가 탄핵 가결이라는 책무를 다하지 못한다면 국회는 더 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다"며 "탄핵안이 부결된다면 여야 할 것 없이 역사의 죄인으로 남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태규 의원도 "탄핵안을 가결시키지 못한다면 국회는 박 대통령과 똑같이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국회의원의 직무를 저버린 것이기에 박 대통령과 함께 동반 퇴출될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영일 의원은 "촛불 눈물 떨어지는 곳에 백성 눈물이 떨어지고 있다. 이 눈물을 정치권이 씻어줘야 한다"며 "판사는 판결문으로 말하듯 국민은 촛불로, 검찰은 공소장으로, 국회는 탄핵안으로 말하는 것이다. 압도적 가결로 박 대통령을 탄핵하자"고 말했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내일 표결은 끝이 아니다. 국회는 준엄한 국민의 명령 아래 대통령 탄핵을 넘어 구시대를 탄핵해야 한다"며 "대통령이 머리를 만지는 동안 수백명의 생떼 같은 생명이 차갑고 어두운 바다에 버려지는 등 낡고 부패한 구체제를 쓸어버리자"고 말했다.
그러나 새누리당 의원들은 이날 본회의에 상정된 65건의 법안이 처리된 직후 이들의 발언을 듣지 않은 채 본회의장에서 퇴장했다. 야당 의원들의 호소는 '메아리 없는 외침'이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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