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통령 운명의 그날, 탄핵안 오늘 표결

[채송무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운명을 결정하는 하루가 밝았다. 국회는 박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9일 오후 3시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 처리할 예정이다.

국회 본회의에서 재적 의원 3분의 2인 200명 이상을 넘으면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안은 가결된다. 박 대통령의 탄핵안이 가결되면 권성동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탄핵 소추의결서를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달하며 소추의결서가 송달된 직후 대통령의 직무는 정지된다.

가결 가능성은 적지 않다. 탄핵 소추안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권 성향 의원 171명 이름으로 발의했고, 새누리당 비박계가 약 35명의 탄핵 찬성을 자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야당 출신인 정세균 국회의장에 더해 새누리당 비박계 28명이 찬성하면 탄핵안은 가결된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여러 의혹이 계속되면서 오히려 박 대통령의 탄핵안이 탄핵 가결선인 200명을 넘어 220~230명에 육박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탄핵안이 높은 수의 찬성으로 통과되면 향후 정국은 야권이 주도권을 갖게 된다. 이와 함께 새누리당 비박계에 힘이 실리면서 향후 새누리당은 비박계 주도 하에 당 쇄신 활동에 나서게 될 예정이다.

그러나 탄핵안이 부결되거나 탄핵가결선인 200석 안팎으로 처리되면 새누리당 친박계에게 부활의 여지가 생긴다. 이 경우 새누리당 내 갈등이 격화되면서 새누리당 분당이 빨라질 수 있다.

◆탄핵안 부결시 엄청난 후폭풍, 탄핵 찬반파 총력전

탄핵이 부결되면 국회는 엄청난 후폭풍에 빠져들게 된다. 이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탄핵이 부결되면 의원직을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원내 과반수가 넘는 이들이 의원직을 사퇴하면 20대 국회는 출범한지 8개월 만에 해산된다.

그동안 평화적인 방법을 고수했던 촛불민심도 격화될 수 있다. 촛불민심은 지난 3일 전국 232만 명을 모으는 등 연일 집회 최고 기록을 경신하면서도 평화적인 방법을 놓지 않아 찬사를 받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분노의 모습은 역력했다.

촛불 민심이 요구한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또 다른 요구인 국회의 대통령 탄핵까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분노한 민심이 어떤 방향으로 갈지는 미지수다. 분노한 민심에 의해 불행한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여야는 탄핵 전날까지 각자 탄핵 가결과 부결을 위해 총력전을 펼쳤다. 야권은 탄핵 가결을 위해 국회에서 밤샘 농성을 벌이면서 탄핵 가결의 키인 새누리당 의원들에 대한 설득에 나섰다.

새누리당 친박계들은 탄핵 소추안의 사유로 세월호 7시간이 들어있는 점을 지적하며 탄핵 사유가 불확실하다는 점을 집중 제기하고 있다. 이정현 대표는 "탄핵이 부결되도 박근혜 대통령의 4월 퇴진은 지켜져야 한다"면서 "탄핵이 부결됐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제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모두 오후에 있을 국회의 결정에 집중하고 있다. 국회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안에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