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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확인된 친박계의 힘, 새누리 분당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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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박계 쇄신책 무산, 분당 기점은 비대위원장 선출

[채송무기자] 새누리당 원내대표 선거 결과 친박계의 힘이 재확인되면서 새누리당이 분당이 가까워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이후 친박계에 대한 책임론이 높았지만, 새누리당 원내대표 선거에서는 오히려 친박계가 힘을 재확인했다. 친박계가 지원한 정우택 의원이 재적의원 128명 중 119명이 투표한 선거에서 62표를 얻어 비박계 나경원 후보(55표)를 누른 것이다.

친박계가 부활하면서 비박계가 추진하는 당 쇄신책은 사실상 무산됐다. 박근혜 정권 실패에 책임이 있는 친박 핵심들은 2선 후퇴할 가능성이 높지만, 당 해산이나 친박계 핵심 의원들의 탈당은 이뤄지기 어려워졌다.

계파별 총력전 형식으로 치러진 의원총회에서 패배한 이후 비박계들은 분당을 심각히 고려하고 있다.

패배한 나경원 의원은 "의원들께서 민심에 따른 선택을 해줄 것을 기대했지만 그런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했다"면서 탈당 여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일단 논의를 해보겠다"고 말했다.

나 의원은 "당내 분명히 변화세력이 예전보다는 커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며 "변화를 원하는 세력과 함께 당의 변화와 개혁을 어떻게 이룰지 논의하고 고민해보겠다"고 덧붙였다.

비박계의 대표격으로 당 잔류파였던 유승민 의원은 선거 결과에 "상당히 실망스러운 결과"라며 "앞으로 어떻게 할지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비박계의 대표자 격인 김무성 전 대표는 신당 창당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김 전 대표는 지난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새누리당을 탈당해 신당을 창당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심각한 고민을 하고 있다"며 "동료의원과 함께 고민하고 신중하게 여론을 수집하고 있다"고 했다.

이미 당을 떠난 남경필 경기도지사, 김용태 의원도 신당을 추진하고 있다. 남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것이 새누리당의 민낯으로 새누리당이 해체돼야 할 이유를 다시 한 번 확인해줬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남 지사는 "비박도 더는 좌고우면하지 말아야 한다. 이미 버림받은 손바닥만한 기득권 안에서 무엇을 하려 하는가"라며 "국민과 역사에 대한 최소한의 책무를 깨닫기 바란다"고 탈당을 촉구했다.

분당의 시점은 전국위원회가 비상대책위원장을 선출하는 21일 전후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친박계가 장악한 전국위원회가 친박에 가까운 인사를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선임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의 헌법재판소 심리가 이뤄질 때까지 당의 주도권을 유지하려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우택 신임 원내대표는 당선 직후 "비대위원장을 중도나 비주류가 추천하는 인사로 선정해 양 진영이 조화를 이루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했다. 그러나 비대위 진용 과정에서 범 친박계가 다수를 점할 경우 비각계의 반발이 이어지면서 새누리당의 분당이 본격화될 수 있는 상황이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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