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근기자] 이동통신 및 포털 등 주요 위치정보 사업자의 부실한 개인정보 보호 시스템이 문제가 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실효성 있는 제재 수단이 없다는 게 문제. 주무 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 내부에서도 이같은 문제로 고심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1일 제71차 전체회의를 열고 SK텔레콤과 네이버, 카카오 등 주요 위치정보 사업자에 대한 제재를 의결했다.
KT, LG유플러스, 다음, 티켓몬스터, 위메프, 옐로쇼핑미디어 등 업체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한 결과 SK텔레콤과 네이버, 카카오의 위치찾기, 택시 서비스 등 주요 위치정보 서비스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주소, 동선 등 민감한 개인정보인 위치정보가 방화벽이나 암호화 등 보안조치 없이 보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
방통위에 따르면 SK텔레콤의 경우 지난 7월 서울경찰청의 불법 흥신소 수사과정에서 해킹으로 유출된 위치정보가 악용된 사례들이 드러나기도 했다. 경찰은 위치정보 유출 경위 파악을 위해 SK텔레콤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방통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통해 SK텔레콤에 3천만원의 과징금을, 네이버와 카카오에 위법 소지가 있는 사안에 대한 시정권고를 내렸다. 시정명령보다 강제력이 다소 떨어지는 행정지도 수준의 조치다.
이 탓에 위치 등 개인정보 유출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수 있음에도 이의 관리 부족 등에 대한 제재 수단이 미흡하다는 게 이날 방통위 내부에서도 제기됐다.
현행법상 위치정보의 기술적 보호조치가 미흡한 경우 위치정보법 위반에 해당한다. 사업의 폐지나 6개월 이내 사업정지 처분, 과징금 처분이 가능하나 대부분 무료 서비스로 과징금 산정 기준인 매출액이 미미해 제재에 따른 실효성이 적다는 지적이다.
이날 김석진 상임위원은 "네이버나 카카오의 택시 서비스를 이용하는 가입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며 "탑승 위치와 집주소 등 민감한 정보들이 여성 등 취약계층을 겨냥한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은 "다른 나라들은 개인정보법에 위치정보가 포함돼 있으나 우리나라는 별도이고 제정된 지도 오래돼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법 개정 작업과 함께 (방통위 자체) 고시로서라도 개선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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