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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는 눈, 해킹엔 해킹' 사이버戰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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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복 조치·능력 강조, 사이버 전운 감도는 세계

[김국배기자] 국가 간 사이버 전쟁 위험이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첩보 목적을 넘어 선거, 외교 등 국가 사이의 관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디지털 도발'이 증가하면서 강대국들이 사이버 공격에 대한 보복 공격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 그 배경이다.

앞으로 사이버 전쟁에 동참하는 국가는 점점 더 늘어날 전망이다. 사이버 전쟁은 아직 전례와 규범이 확립되지 않은 새로운 영역인 만큼 자칫 걷잡을 수 없이 확전될 가능성도 잠재돼 있다.

23일 미국 보안업체 포스포인트는 '2017 보안 전망 보고서'를 통해 내년에는 디지털 전장의 냉전 시대가 열릴 것으로 내다봤다.

◆늘어나는 디지털 도발, 커지는 국가간 갈등

사이버 전쟁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진 것은 우선 기존 국가 간 갈등이 사이버 공간으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지난 10월 민주당 이메일 해킹 사건의 배후를 러시아로 단정하고 있다. 특히 대선 여론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고, 보복 공격까지 시사하며 러시아와 각을 세우는 양상이다.

최근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대선 전 러시아의 해킹 행위에 대해 국제적 무력분쟁법에 입각해 책임을 묻겠다는 경고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전달했다는 NBC 방송의 보도까지 나왔다.

반대로 지난해 11월 우크라이나 단체가 푸틴 대통령 측근의 이메일을 해킹하자 미국이 배후로 지목되기도 했다.

북한의 사이버 공격 수위도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안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지난 5월과 9월 발생한 인터파크와 국방부 해킹 사건을 북한 소행으로 추정한다. 올초 외교·안보 라인과 군 책임자 등 주요 인사의 스마트폰에 대한 해킹도 마찬가지.

미래창조과학부는 올 상반기 북한 정찰총국 등이 주도한 사이버 공격은 전년보다 200% 이상 급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핵실험·미사일 발사 이후 정부에 대한 불신과 국민 불안감을 조성하려는 북한의 도발 행위 중 일부로 판단한다.

향후 국가 주도 사이버 공격은 더욱 늘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강력하고 맞춤 가능하며 익명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점에서 사이버 공격은 매력적인 무기가 되고 있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소수 국가만이 대규모 공격을 감행하지만 남미, 동남아시아, 중동 등 기술력을 확보한 국가들이 자체적인 사이버 공격을 개시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선의 방어 수단은 보복 능력?

최근엔 사이버 공격에 대한 방어는 물론 드러내놓고 보복 공격이 언급되는 것도 사이버전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 중 하나로 풀이된다.

보복 능력을 최선의 억지 수단으로 판단하고 공격 능력 개발을 요구하는 분위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해킹을 통한 러시아의 대선 개입을 인정하진 않지만 그와 별개로 사이버 공격 무기 개발과 관련 입법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영국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국가 사이버 보안 전략은 방어, 억지 뿐 아니라 보복 능력 개발을 삼각축 중 하나로 명시했다.

사이버 보안을 테러와 국제 군사적 충돌과 같은 제1급 국가 위협으로 분류하고 있는 영국은 앞으로 5년간 19억 파운드(약 2조6천600억 원)을 투입하게 된다.

미국·유럽 군사동맹인 나토 또한 사이버 공격을 전쟁 행위와 똑같이 간주하기 시작했다. 해킹에 대응한 물리적 전쟁을 허용한다는 얘기다. 이를 두고 중국과 러시아가 보유한 사이버 부대에 대한 대응책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기도 하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도 사이버 보안 전략 강화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예산과 인력을 늘리는 것은 물론 사이버 방산업체를 지정해 공격 무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된다.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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