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운기자] 한국은행이 27일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2016년 12월)'에 따르면 국내 가계부채 누적증가에 따른 취약성에도 불구하고 금융기관 및 외환부문의 충격흡수 능력은 양호한 것으로 평가됐다.
다만 대내외 여건의 높은 불확실성, 시장금리 상승 움직임, 기업의 업황부진 지속 가능성 등에 비춰 향후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이 저하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진단이다.
가계부문의 경우 신용증가세가 확대되는 가운데 부채비율이 매우 높아 금리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취약가계를 중심으로 채무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위험성이 지적됐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신용 비율은 가계신용 급증의 영향으로 2015년말 194.4%에서 2016년 3분기말 197.8%로 상승했다.
가계부채는 올 3분기 말 1천295조8천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2% 증가했으며,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도 전년 말 대비 151.1%로 7.4%p 상승했다.
금융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은 지난 3분기말 45.3%로 예년 평균(2010~2015년 45.9%)을 유지하는 등 채무상환능력은 대체로 양호한 수준이었다.
은행 주택담보대출의 고정금리·분할상환 대출 비중이 꾸준히 높아지는 등 가계부채의 질적 구조도 지속적으로 개선되는 추세다.
가계의 소득 및 순자산분위별 금융부채 보유분포를 보면, 지난 3분기 현재 부채상환능력이 비교적 양호한 4·5분위(상위 40%) 계층이 각각 전체 금융부채의 약 70% 및 60%를 차지했다.
기업부문은 업황부진 지속, 구조조정의 영향 등으로 신용증가세가 둔화됐으나 저금리·저유가, 경영합리화 노력 등에 힘입어 재무건전성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예금은행의 기업대출은 지난 3분기말 현재 전년 동기 대비 5.9% 증가에 그쳐 4분기 연속 증가폭이 축소됐으며, 회사채 시장에서도 지난해 하반기 이후의 순상환 기조가 지속됐다.
한편 주택시장은 가격 및 거래량이 대체로 안정됐으나 일부 지역의 분양시장은 과열 조짐을 보였다.
기존주택 매매가격은 2016년 1~11월중 전년말 대비 0.6% 상승해, 전년 동기의 상승폭(3.4%)을 밑돌았으며, 주택매매 규모도 1~10월중 86만2천건으로 전년 동기 100만8천건에 비해 감소했다.
하지만 올해 신규 아파트 분양물량은 45만8천호로 지난해 51만8천호에 이어 예년 평균(2010~14년 26만3천호)을 크게 상회했다.
2017~2018년 세대수 대비 아파트 준공 예정 물량 비율을 보면 경기, 경남, 충남 등이 전국 평균(3.7%)을 큰 폭으로 웃돌았다.
◆은행 및 비은행 복원력 대체로 양호
대내외 충격을 감내할 수 있는 일반은행의 복원력은 양호한 것으로 평가됐다. 다만 최근 시장금리가 상승 압력을 받고 있는 가운데 대내외 경제여건의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진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진단이다.
은행의 경우 급격한 자금유출 시 대응능력을 나타내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및 외화유동성비율은 각각 106.2% 및 105.8%로 규제수준 85%를 넘는 양호한 수준이었다. 대손충당금적립비율도 164.2%로 상승세를 지속했다.
보험사, 저축은행 등 비은행 금융기관의 대손충당금적립비율 및 자본적정성 비율이 모든 업권에서 감독기준을 웃돌았다.
대외지급능력은 전반적으로 양호한 상태를 지속했다. 대외채권에서 대외채무를 제외한 순대외채권 및 외환보유액이 증가 기조를 이어가고 있으며 단기외채 비율도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올 3분기 말 순대외채권 규모는 3천835억달러로 전년 말 대비 613억달러 증가했다. 외환보유액은 3천720억달러로 전년 말보다 40억3천만달러 늘었다.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는 29.6%로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김다운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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