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양태훈기자] '4차 산업혁명'이 도래, 산업의 지형이 바뀌고 있다. 각종 디지털(정보통신) 기술을 기반으로, 제조업이 융합되는 4차 산업혁명의 변화는 전통적인 산업의 영역을 붕괴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는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현실과 가상의 공간이 네트워크를 통해 연결, 이를 토대로 구축된 사이버물리시스템(CPS)이 자동화와 연결성을 극대화되는 변화를 야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은 지난해 2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을 통해 주목받기 시작했다. WEF는 오는 2020년까지 4차 산업혁명으로 총 71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 인건비 감소가 발생해 부의 불평등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클라우스 슈밥 WEF 회장은 이와 관련해 "4차 산업혁명은 자본과 재능, 최고의 지식을 가진 이들에게 유리하지만, 하위 서비스 종사자들에게 불리하다"며, "장기적으로 중산층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위협요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 'IoT·AI·빅데이터'
국내외 IT·반도체·자동차·부품 업계들은 올해 IoT, AI, 빅데이터 등으로 대표되는 융복합 기술이 더욱 보급화 됨에 따라 4차 산업혁명의 흐름이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IoT는 각종 사물에 센서가 부착돼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주고받는 기술이나 환경을, AI는 컴퓨터가 학습·자기계발 등 인간의 지능적인 행동을 스스로 모방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을, 빅데이터는 패턴 및 트렌드를 분석해 효율성을 갖춘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하는 개념을 의미한다.
이에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각종 하드웨어를 통해 축적된 방대한 데이터가 AI와 결합돼 사용자에게 가치 있는 자동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제조업은 IoT와 빅데이터의 활용을 바탕으로 생산방식, 제품 및 서비스의 제공방식 등이 결합돼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이 일어날 전망이다.
CPS를 통해 제조공정에 필요한 자원에 대한 정보를 모두 하나로 연결·관리·분석·활용할 수 있는 만큼 자체 공정의 유휴 설비 관리가 용이, 국내외 활용 가능한 자원에도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산업 측면에서는 재화나 공간, 경험과 재능을 다수의 개인이 협업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고 나눠 쓰는 온라인 기반 개방형 비즈니스 모델인 '공유경제'와 모바일 기술 및 IT 인프라를 통해 소비자의 수요에 즉각적으로 제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온디멘드 경제'의 부상이 전망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이 같은 제조업 패러다임 변화에 맞춰 IT 및 소프트웨어 융합형 신 제조업 창출, 주력 산업의 핵심 역량 강화, 스마트공장 등의 제조혁신기반의 고도화 등을 목표로 '제조업 3.0'을 추진 중이다.
내년 말까지 4천개의 스마트공장을 구축, 오는 2020년까지 1만개의 스마트공장을 보급한다는 계획으로 삼성·LG·현대차 등 국내 대기업과 전문인력 및 교육프로그램 지원 등에서 협력하고 있다.
또 빅데이터, 3D 프린팅, AI, CPS 등의 핵심 기술개발 지원을 강화, 국제표준기구(ISO, IEC 등)를 통한 적극적인 의견 개진 및 기존 국제표준의 응용, 연계표준 개발도 병행할 계획이다.
◆ 국내 대기업들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야"
삼성전자를 비롯해 LG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기업들은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4차 산업혁명의 흐름에 대비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불확실성이 증폭되는 가운데 경쟁 기업들이 과감한 투자와 함께 AI, 빅데이터 등 미래 핵심기술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고 위기감을 전했고,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도 "4차 산업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빠른 변화 대응 역량이 기업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는 만큼 새로운 가능성을 확보해야 할 전환기에 들어섰다"고 변화를 당부했다.
특히,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은 "IoT, 빅데이터, AI, 클라우드 등의 스마트 사업은 기존의 사업들과 연결해 로봇과 같은 새로운 비즈니스 패러다임으로 진화시켜 미래 성장 동력으로 육성할 계획"이라며,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전략을 제시하기도 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4차 산업혁명의 도래로 반도체 및 IT, 가전, 자동차 등의 국내 주류 산업도 새로운 성장을 맞이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의 경우, IoT·AI·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을 위한 핵심 기술들에 D램, 낸드플래시, 시스템온칩 등이 대거 활용되는 만큼 고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D램은 기존 PC 및 스마트폰 시장에서 벗어나 서버나 가상현실(VR) 등의 분야에서 고성장이, 낸드플래시는 인공지능·빅데이터 시장 확대로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를 중심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시장을 선도 중인 D램 외 기존 대비 높은 원가경쟁력을 제공하는 3D 낸드플래시를 중심으로 한 사업역량 강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가전 시장에서는 올해 IoT·AI를 통해 주거 환경에 IT 기술을 융합, 사용자의 편의성과 복지증진하고 안전한 생활을 가능하게 돕는 스마트홈 솔루션이 강조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스마트폰을 비롯해 TV, 에어컨, 로봇청소기 등에 AI 기술을 확대·적용할 계획으로, 이들 제품들은 스스로 사용자의 생활습관 및 주변 환경을 학습해 사용자에게 도움이 되는 최적의 서비스 제공을 목적으로 한다.
더불어 IoT 융합 영역에서 연관 산업의 파급효과가 가장 큰 분야로 주목받는 커넥티드카 시장에서도 양사는 전장부품을 중심으로 기업간거래(B2B) 시장공략에 집중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전장부품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으로, 미국의 전장전문기업 '하만'에 대한 인수계획을 발표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커넥티드카용 인포테인먼트, 텔레매틱스, 보안, OTA(Over The Air) 솔루션 등 하만의 기술력과 자사의 5G 통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AI 및 음성인식 솔루션 등을 기반으로 완성차 업체들이 더 높은 사용자경험(UX)을 구현할 수 있는 혁신 제품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도 미국 완성차 업체인 'GM'에 구동모터·인버터·배터리팩·파워트레인·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11종의 주요 부품을 공급하고, 현대자동차 및 폭스바겐 등과 협업관계를 맺는 등 시장 역량에 주력해왔다.
올해는 미래의 자동차로 불리는 '자율주행차'의 핵심 기술인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ADAS)'이나 '무선 차량 통신(V2X)' 등의 R&D과 자율주행차 상용화에 적극적인 구글과 애플, GM 등과의 파트너십 구축에 집중할 전망이다.
양태훈기자 flam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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