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소진 기자] "아직도 소프트웨어는 인건비로만 계산된다. 아이디어와 창의성이 들어간 결과물인데 단순히 사람 수에 시간 곱한 값으로만 가격이 매겨진다."(유병한 한국SW저작권협회장)
"SW 발주를 하려면 관련 법령만 백 가지가 넘는다. 발주자도 다 알 수 없고, 기업도 기준이 없어 불이익을 감수하면서 일할 수밖에 없다."(강재화 한국상용SW협회 부회장)
![2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SW 가치 보장을 위한 제도개선 간담회'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사진=윤소진 기자]](https://image.inews24.com/v1/673f927c5d02fb.jpg)
적정대가·과업변경·원격개발까지…과제 산적
21일 국회에서 열린 '소프트웨어(SW) 가치보장을 위한 제도개선 간담회'에서 SW업계 관계자들은 정책 부재, 제도 미비, 왜곡된 대가 체계 등 산업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며 정책과 제도의 대대적인 정비를 촉구했다.
정성환 한국 IT여성기업인협회 부회장은 "AI와 디지털을 외치지만 정작 그 기반인 소프트웨어를 키우겠다는 정책은 없다"며 "AI도 소프트웨어인데 기본이 무너지면 미래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간담회는 국회의원 이해민(조국혁신당,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프트웨어단체협의회, 조국혁신당 AI특별위원회 주최로 개최됐다.
채효근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 부회장은 주제 발표에서 SW산업이 직면한 핵심 과제로 △공공SW 개발사업 기능점수 단가 현실화 △과업변경에 대한 정당대가 지급 △원격개발 활성화를 제시했다. 그는 과업 변경에 대 한 정당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는 구조적 문제, 현실과 동떨어진 단가 구조와 저가 수주의 고착화를 지적했다.
채효근 부회장은 "공공SW에서 최초 과업과 그에 맞는 예산을 산정하지만, 이후 과업은 그대로 두고 예산만 삭감하거나 수행 단계에서 과업이 늘어나지만 추가 대가 지급이 불가한 경우가 허다하다"며 "인건비는 두세 배 늘었는데 20년간 공공 SW 개발단가는 20년동안 40만원에서 60만원 수준으로 올랐다. 그것도 실제로는 절반 밖에 못 받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그는 이어 "글로벌 공공 SW 예산은 총 예산의 3% 수준인데 한국은 여전히 1%대"라며 "소프트웨어가 바로 서야 IT서비스도 바로 서고 AI도 제대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100여개 파편화된 법제도…SW 법체계 재정비 시급
이어진 토론에서는 100여개에 달하는 IT 관련법이 발주자와 기업 모두에게 혼란을 주는 요인으로 꼽혔다. 파편화된 법체계를 정비하고 SW 가치평가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해법이 제시됐다.
강재화 부회장은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 전자정부법, 국가계약법, 지방계약법 등이 각각 다른 부처 소관으로 조율되지 않고 있다"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중심이 되어 부처 간 조정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문정현 한국정보산업연합회 전무는 "과업 대가 지급은 정부의 의지가 없으면 해결하기 어렵다. B2G에서 적정한 가격을 받아야 B2B에서도 제대로 된 가격을 받을 수 있다"며 "원격 개발도 법이 있긴 하지만 굉장히 모호하기 때문에 보안 인증에 대한 규정을 명확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SW산업 활성를 위한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공감했다. 김국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프트웨어 산업과장은 "대가 산정과 과업 변경 문제는 저희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으나 예산을 책정하는 재정 당국의 관심과 협조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특히 원격지 개발은 국가 안보 상황을 고려해야 하는 민감한 부분이지만, 발주자와 기업이 함께 논의해 코로나19 이후 변화된 환경에 맞는 실효성 있는 보안 인증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대선주자들이 모두 AI를 이야기하지만, AI가 결국 SW라는 기본을 알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SW는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영역인 만큼, 지금이 산업 생태계를 바로잡을 적기"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SW 업계가 제대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2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SW 가치 보장을 위한 제도개선 간담회'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사진=윤소진 기자]](https://image.inews24.com/v1/fab1bd5eb6cb80.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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