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라창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6·3 조기 대선까지 약 40여 일을 앞두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견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정부가 미국과 통상협상에 나서자 '탄핵' 공개 제안까지 나왔는데, 정치권에서는 조기 대선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변수를 줄이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2025.4.18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1984d45852ef89.jpg)
민주당 고위 당직자들은 22일 한 대행을 상대로 전날에 이어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오전 회의에서 "막대한 국익이 걸린 관세 협상과 관련해서도 굴종적인 자세로 국익을 팔아넘기려 하고 있다"며 "한 대행을 지체없이 직무 정지시킬 것을 공개 제안한다"고 했다.
김민석 최고위원 역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졸속 협상으로 출마 장사를 하고 있다. 한 권한대행은 노욕을 위해 국익을 팔아먹는 제2의 이완용이고 윤석열 아바타"라면서 "국익을 담보로 한 출마 장사를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지난달 24일 헌법재판소가 한 대행 탄핵심판 '기각' 결정을 내린 후 국무위원에 대한 탄핵소추를 자제해왔다. 이달 4일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되면서 그 움직임은 더 움츠러들었다. 국정 공백 상황에서 국정 운영을 책임질 국무위원들에 대한 줄탄핵을 감행하게 된다면 역풍이 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날 한 대행이 "오는 24일 저녁 9시 '한미 2+2 통상 협의'를 개최한다"고 밝히자 분위기 변화가 감지됐다. 한 대행이 최근 외신 인터뷰에서 출마 관련 질문에 "노코멘트"라고 한 점과 그를 향한 정치권 일각의 추대 움직임이 본격화하면서 인내·자제 기조가 바뀐 것으로 관측된다.
21대 국민추대위원회는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공식 출범식을 열고 "이제는 보수의 이념을 바탕으로 우리 안팎에 몰아친 시련과 갈등을 지혜롭게 헤쳐 나갈 인물로 한 대행을 국민 후보로 추천한다. 5월 4일쯤 (출마 관련) 액션을 할 것이고, 100% 확신한다"면서 한 대행의 출마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물론, 한 대행이 출마하더라도 '정권교체'로 기운 분위기를 뛰어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 17일 발표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정권교체를 위해 야권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이 54%로 과반을 넘었고, 한 대행의 대선 출마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응답 역시 66%로 '바람직하다'(24%)는 응답을 압도했다.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 23.2%에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2025.4.18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339d01be0812ca.jpg)
민주당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대행의 이런 행보가 조기 대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비판 수위를 높인 것으로 해석된다.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한 대행) 자신의 정치적 야심에 따라 국정 관리가 좌지우지되고, 미국과의 통상·관세 문제도 본인의 앞길을 개척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출마를 할거면 빨리 결단하고 출마하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도 한 대행의 이러한 행동이 조기 대선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사전 차단작전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민주당이 두려운 건 한 대행의 출마 자체가 아니라 대선판을 흔들 가능성 때문"이라며 "민주당은 안정적으로 대선 국면을 끌고 가고 싶은 것이고, 변수를 제거하려는 목적에서 압박성 발언을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 정부 사정에 밝은 미국이 지금 통상협의에 나온다고 하더라도 정권 교체가 한 달 남은 시점에서 할 수 있는 건 없다"면서 "한 대행이 '미국의 예외 조치를 끌어냈다' 이런 걸 강조할 가능성이 있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논의 내용이 흘러나오는 등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박창환 장안대 특임교수는 "민주당 입장에서는 한달 반 뒤 새로운 리더십이 나오는 시점에서 문제 제기를 통해 '한 대행이 섣부른 행동을 하는 거 아니냐'는 여론을 만드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통상 문제의 경우 한번 협의를 하면 뒤에 가서 바꿀 수 없다"면서 "그렇게 되면 다음 정부의 대미 통상 협상 스텝을 꼬이게 만들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그 부분을 지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창현 기자(r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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