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왼쪽부터), 민주노동당 권영국, 국민의힘 김문수,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2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정치 분야 TV토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https://image.inews24.com/v1/b1c8af7b6600f7.jpg)
[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대선을 앞두고 세 차례에 걸쳐 진행된 대선후보 TV토론이 막을 내렸다.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개혁신당, 민주노동당 네 후보가 열띤 공방을 벌였지만, 정작 정책 검증보다는 비방과 막말이 도마에 올랐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28일 정치권은 온통 전날(27일) 정치·외교·안보 분야 대선 후보자 3차 TV토론 여진으로 들끓었다. 특히 가장 큰 논란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의 '여성 신체' 관련 발언이다. 이준석 후보는 전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아들이 과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한 발언을 토론에서 그대로 인용해 논란이 됐다.
이준석 후보는 "대선후보의 성범죄에 대한 기준과 가치관을 묻는 것이 왜 문제인지 모르겠다"며 정당성을 주장했지만, 일부 변호사와 시민단체들이 그를 형법상 모욕죄, 공직선거법상 후보자비방죄, 아동복지법 위반 등으로 고발하면서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도 각을 세웠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 후보가 옆에 있었으면 혼났을 것"이라고 했고, 조승래 민주당 공보단장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폭력행위"라고 규탄했다.
결국 이준석 후보는 "언행이 사실이라고 한다면 충분한 검증이 필요한 사안으로 봤다"며 "불편함을 느낀 국민들에게는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며 한 발 물러섰다.
이외에도 후보자들의 발언 여럿이 화제가 되거나 논란을 빚었다.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거론하며 "과일의 종류가 다양하지만 평균 가격을 보면 1㎏에 1만원인데 이 정도 과일을 2년 동안 드셨으면 2.8t이다. 코끼리를 키우냐"고 비꼬았다. 이후 각종 커뮤니티에는 이재명 후보와 김혜경 여사를 코끼리와 합성한 사진이 빠르게 퍼졌다.
이재명 후보와 김문수 후보도 날을 세웠다. 이재명 후보는 비상계엄 해제 표결에 불참한 이준석 후보를 겨냥해 술 먹다가 (계엄이 발동된 것을) 알아서 집에 가서 샤워하고 시간 끌고 있었다는 것이 도저히 납득이 안 된다"며 "슬리퍼 신고 슈퍼 나왔다가 국회로 쫓아온 사람도 있는데, 왜 집에까지 가서 샤워하고 옷 갈아입고 너무 여유롭지 않았나"며 공격을 퍼부었다.
김문수 후보도 이재명 후보 측근들의 잇단 사망 사례를 언급하며 "영화 '아수라'가 정말 성남시를 상징하는 영화인데, 더 이상 희생은 없어야 하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사퇴하는 것이 맞지 않는가"라고 쏘아붙였다. 후보들은 저마다 '사실무근'이라며 반박하기에 바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왼쪽부터), 민주노동당 권영국, 국민의힘 김문수,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2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정치 분야 TV토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https://image.inews24.com/v1/d7c1b2cf49b565.jpg)
앞서 경제·사회 분야를 다룬 1·2차 토론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정치 공방과 직접 연관이 없는 주제임에도 후보 간 상호 비방이 이어졌다. 국가 경영 비전 제시나 공약 현실성 검증보다 네거티브가 도드라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1차 경제 토론에선 1강인 이재명 후보의 '커피 원가 120원, 호텔경제학' 발언과 관련해 이준석·김문수 후보의 집중 협공이 이어지며 나머지 후보들의 정책 검증이 묻혔다는 평가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극단적이고 단편적인 지적"이라며 맞섰지만, 구체적인 해명 없이 모호한 대응에 그쳤다는 분석이다.
2차 사회 분야 토론에서는 의료복지 논의 도중 지난해 이재명 후보 피습 사건 당시 '헬기 이송' 논란으로 논점이 흐트러졌고, 사회 통합을 주제로 한 논쟁은 계엄 책임 소재를 두고 여야가 충돌하면서 초점을 잃었다는 평가도 나왔다.
정치권에선 매 토론회 마다 '말다툼'으로 흘러가는 현 토론회 방식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한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이번 토론회만 해도 불리한 이슈에 대해선 후보가 다른 질문을 통해 피해가면서 검증이 어려워지지 않았냐"며 "토론회 세부 규칙이 보다 정교하게 설계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후보 4명이서 한 자리에 모여 공방을 주고받다보니 토론의 논점이 흐려지고 집중도가 떨어지는 것 같다"며 주제를 좁힌 맞수토론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했다.
/유범열 기자(hea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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