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효빈 기자] 국내 인공지능(AI) 산업계가 정부에 규제 완화와 AI 인프라 투자 확대를 거듭 요청했다. AI 반도체의 해외 의존도를 줄이고, 국산 기술 중심의 생태계 구축을 위해 정책적 뒷받침이 시급하다는 제언도 이어졌다.
![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서울시 송파구 IT벤처타워에서 산업계의 의견 수렴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왼쪽부터 조준희 KOSA 회장, 류제명 과기정통부 2차관, 모레 조강원 대표 [사진=서효빈 기자]](https://image.inews24.com/v1/be6d9c2b61adb1.jpg)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8일 서울 송파구 IT벤처타워에서 류제명 제2차관 주재로 AI 산업계 간담회를 열었다. 류 차관의 임명 이후 첫 현장 방문으로, 한국인공지능·소프트웨어산업협회(KOSA)와 함께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자리가 마련됐다.
류 차관은 "인공지능(AI) 사업을 하고 계시는 산업계를 (취임 후) 가장 먼저 뵙고 싶었다"며 "국가적으로도 AI는 최우선 과제다. 세계 경쟁의 홍수 속에서도 AI 경쟁만큼 중요한 사안이 없다"고 했다.
업계는 규제의 유연성과 민간 중심의 인프라 확대를 핵심 과제로 꼽았다. 유한주 네이버클라우드 디지털헬스케어랩장은 "오픈AI는 매일 챗GPT를 업데이트하고 있고 최근에는 음성인식 툴도 바꾸었는데 저희는 (규제 이슈로 인해) AI 모델을 업데이트할 때 한발짝씩 멈추고 있다"며 "AI기본법에 사후규제 원칙을 반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정규 래블업 대표는 "데이터센터에 대해 적어도 지금보다 10배 더 한다고 가정하고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AI 반도체 인프라와 관련해선 조강원 모레 대표가 "현재 AI 반도체 인프라를 엔비디아가 독점하고 있어 소버린 AI 실현 관점에도 위험한 상황"이라며 "엔비디아가 아닌 국산 신경망처리장치(NPU) 등 업체 위주로 AI 인프라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전했다.
AI 3대 강국 달성을 위한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우려도 나왔다. 이경일 솔트룩스 대표는 "최근 중국 AI 기업들을 방문했는데 센스타임의 경우 GPU 2만장과 자체 데이터센터를 보유하며 집요하게 일하는 모습을 봤다"면서 "중국의 진짜 굴기가 느껴지며 두려움이 들었다"고 말했다.
임우형 LG AI연구원 상무는 "이제는 AI 모델 하나 잘 만든다고 AI 잘한다고 말하는 단계는 지나가고 있다"며 "국내 생태계에 안주하기보다는 미국, 유럽, 중국 등 해외로 진출해 글로벌 생태계에 자리를 잡아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부가 집중 추진 중인 '소버린 AI'에 대한 업계 해석도 엇갈렸다. 신정규 대표는 "어떤 부분을 수성하고 어떤 부분을 공성할지 정해야 한다"며 "'소버린 AI’는 수성의 관점이고, 공성의 경우엔 '글로벌 AI'라고 표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상원 이스트소프트 대표는 "소버린 AI가 만능키로서 해석되기엔 무리가 있다"며 "소버린 AI가 수출될 정도로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 사람들은 더 좋은 모델이 나오면 쉽게 갈아탄다"고 했다.
류 차관은 "조속한 시일 내 소버린 AI에 대한 명확한 방향을 설정하고, 한 방향으로 힘을 모으는 체계를 만들겠다"고 화답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