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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화 이외 선택지는?"⋯美 관세에 K-푸드 '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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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농심 등 현지공장 보유 식품기업은 '안도'
수출 의존도 높은 기업으로선 관세 부담에 마진 압박↑

[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미국이 한국산 제품에 대한 상호관세를 15%로 확정하면서 국내 식품 기업들로선 적잖은 부담을 안게 됐다. 글로벌 시장 진출을 의욕적으로 추진해오면서 한류 열풍에 힘입어 미국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아왔으나 관세부담을 어떻게 끌어안을지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현지 생산공장 보유 여부는 사업전략의 선택을 가를 중요한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양식품 밀양공장에서 생산된 불닭볶음면이 포장되고 있다. [사진=삼양식품]
삼양식품 밀양공장에서 생산된 불닭볶음면이 포장되고 있다. [사진=삼양식품]

31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이후 삼양식품이 미국 내 일부 제품의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양은 '불닭' 시리즈로 미국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현재 미국 현지에 생산공장을 보유하지 않아 모든 물량을 국내에서 생산, 수출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이번 관세 인상으로 미국 시장 내 경쟁력 유지를 위한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됐다. 이에 대응해 미국 내 주요 유통채널인 월마트, 코스트코, H마트 등과 가격 조정 협상에 돌입했으며, 현지 판매 가격 인상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불닭볶음면은 미국에서 봉지당 1.5달러 수준으로 판매되고 있다.

지난해 삼양식품의 전체 해외 매출 비중은 약 77%에 달한다. 그 중 미국 법인 매출만 해도 전체 매출의 28%를 차지할 만큼 의존도가 크다. 관세 부담을 반영해 가격을 어떻게 조정할지에 따라 영업이익의 증감이 바로 나타날 수 있는 구조다.

이에 비해 CJ제일제당과 농심은 비교적 유리한 입장이다. CJ는 지난 2019년 인수한 미국 슈완스컴퍼니를 통해 현지 냉동식품 생산시설을 확보하고 있다. 농심 역시 캘리포니아에 두 개의 라면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미국 내 소비량 상당수를 현지에서 생산함으로써 관세 부담을 최소화하고 있으며, 미국 내 유통망 확장을 적극 추진하는 모습이다. 수출보다는 미국 내 생산과 판매에 기반한 구조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삼양식품 밀양공장에서 생산된 불닭볶음면이 포장되고 있다. [사진=삼양식품]
농심 미국 제2공장 외경 [사진=농심]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대기업조차도 완전히 관세 리스크에서 자유롭지는 않다. 대상은 미국 LA에 공장을 보유하고 있지만, 수출량이 여전히 생산량을 웃돌고 있어 관세 영향을 일부 받고 있다. 대상은 현재 미국 내 공장 증설 및 유통 채널 다변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통해 수출 중심 구조에서 생산·판매 일체형 구조로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문제는 중소·중견 식품기업들이다. 이들 기업 다수는 미국 내 생산 기반이 전무한 상태이며, 현지 공장 설립을 위한 자본력과 네트워크도 부족하다. 일부 기업은 미국 시장 내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마진을 줄이거나 판촉비를 증액하는 등 고육지책을 쓰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경쟁력 저하와 거래선 축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업계에선 이미 미국 유통 대기업 일부가 한국 중소 식품 브랜드와의 납품 단가 재협상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관세 협상은 최악의 관세율을 막아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되지만, 미국 내 생산기지를 보유한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간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글로벌 식품시장 내 입지를 확장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수출 중심이 아닌 현지 생산·판매·브랜딩을 모두 포괄하는 전략이 필수 요소로 꼽힌다"고 말했다.

/송대성 기자(snowbal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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