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아파트 살 기회"⋯경기도 신축 수요 '후끈' [현장]

[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정부가 가계대출 관리 방안(6·27대책)을 시행한 후 경기도 등 수도권 아파트 거래가 급감했다. 다만 올해 입주했거나 입주를 앞둔 단지의 거래는 꾸준히 지속되며 주택 시장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6·27대책이 시행된 후인 6월 28일부터 8월 13일까지 경기도에서 가장 많이 거래된 아파트는 성남 수정구 산성동 '산성역헤리스톤'이다. 3487가구 규모인 단지는 지난 7월 분양권 전매 제한이 해제되며 총 45건 거래됐다.

단지 분양자는 정부 대책 이전에 입주자 모집공고가 나온 만큼 잔금을 낼 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6억원 제한을 받지 않는다. 다만 분양권을 매수한 수요자는 주담대 제한이 적용돼 6억원 이상 받을 수 없다. 그럼에도 단지는 수요자의 관심을 받으며 많은 거래량을 기록하고 있다.

산성역헤리스톤 외에도 경기도 내 신축 단지 거래량은 꾸준하다. 아실에 따르면 6·27대책 이후 경기도 거래량 상위 10개 단지 중 6개 단지가 올해 입주를 했거나 입주를 앞둔 단지다. 5월 준공한 의왕시 인덕원자이SK뷰는 36건 거래돼 2위를 기록했고 평택시 평택석정공원화성파크드림(7월 준공, 29건), 용인시 힐스테이트몬테로이 2단지(1월 준공, 26건), 남양주시 도심역한양수자인리버파인(7월, 25건), 평택시 평택화양휴먼빌퍼스트시티(8월 준공, 24건)도 거래량이 많았다.

이러한 신축 단지 인기는 거래량이 급감한 다른 단지와 대비된다. 수도권 전역이 규제에 묶이면서 기존에 수요가 많았던 고가 단지나 대규모 단지를 원하는 수요자가 줄어든 영향이다.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지난 6월 3만425건으로 정점을 찍었던 경기도 아파트 거래량은 7월 1만8508건으로 줄었다. 아직 계약 신고기간이 남았지만 6월과 비교하면 거래가 급감했다. 6월 2952건 거래된 용인은 7월 1804건으로 줄었고 수원(2454건→1210건)과 성남(2415건→749건)은 거래가 절반 이상 줄었다.

정부 대책이 시행 이전에 거래량이 많았던 단지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인덕원자이SK뷰와 힐스테이트몬테로이 2단지는 이전에도 거래량 상위권에 자리했지만 거래량이 급감한 단지도 다수다. 안양 래미안안양메가트리아는 1월 1일~6월 27일 210건 거래됐지만 6월 28일 이후 20건만 거래됐다. 같은 기간 과천 래미안슈르 거래량은 175건에서 2건으로 급감했다.

업계에서는 대출 규제가 적용되더라도 신축에 대한 선호는 여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자금 여력이 한정적인 수요자가 구축 단지 대비 넓은 주차대수와 여러 커뮤니티를 갖춘 신축 단지를 선호하면서 구축 단지 대비 거래량 감소 영향이 적었다는 것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향후 주택 공급 부족 문제가 심화하고 아파트 품질이 좋아지면서 신축 단지에 대한 선호가 커지는 상황"이라며 "서울 내 구축보다 서울과 인접한 수도권 신축을 찾는 수요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신축에 대한 선호가 커지더라도 정부 규제에 경기도 단지 분양가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점은 수요자에게 부담이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8월 경기도 아파트 입주전망지수는 81.8로 전월(118.7) 대비 36.9포인트(p) 하락했다.

이에 가격이 바싼 대형 평형보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소형 평형이 다수 거래됐다. 거래량이 가장 많았던 산성역 헤리스톤도 총거래량 45건 중 40건이 60㎡ 평형 이하였다. 74㎡ 2건, 84㎡ 1건, 99㎡ 2건으로 대형 평형 거래는 소형에 비해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