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예진·박성현 기자] “문제는 살이 아니라, 제 기능을 잃은 몸입니다.”
억지로 식욕을 참는 다이어트가 아닌, 몸의 회복을 우선으로 하는 다이어트를 제안하는 한의사가 있다. 서울대학교 출신 공학도에서 체질 중심 한방 다이어트 전문가로 변신한 이동훈 다이트한의원 부산점 대표원장의 이야기다.
19일 <아이뉴스24>와 만난 이동훈 원장은 “몸이 괴로우면 마음도 괴롭고, 마음이 괴로우면 결국 몸도 무너지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는 단순한 의학적 소견이 아닌 그의 직접적인 경험에서 비롯된 깨달음이었다.
서울대학교 전기전자제어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외국계 투자회사에 입사해 누구나 부러워할 안정된 커리어를 쌓아갔다. 겉보기에는 성공한 엘리트의 삶이었지만, 화려한 일상 속에서 그는 점점 삶의 방향을 잃었고, 몸과 마음이 동시에 병들어가기 시작했다.
이 원장은 “처음에는 단지 스트레스가 심해서 그렇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이유 없는 염증, 지방종, 만성피로 같은 증상들이 하나 둘 나타났고 병원에서는 뚜렷한 원인을 찾지 못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던 중 그는 지인의 소개로 한 한의원을 찾게 됐다. 기대 없이 시작한 치료였지만 불과 한 달 만에 증상이 눈에 띄게 호전됐다. 이 원장은 “피부 치료를 받으러 갔는데 수면은 물론이고 소화, 비염, 중이염까지 좋아졌다”며 “그 경험이 제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고 했다.
이후 그는 다니던 회사에 사직서를 내고 수능을 준비해 한의대에 입학했다. 공학도 시절 철저히 과학을 추구하던 그는 오히려 한의학의 ‘인체를 통합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에서 과학적 설득력을 느꼈다고 한다.
한의사가 된 그는 과거 자신이 겪었던 체중 증가와 반복되는 요요 현상 속에서 다이어트 실패의 본질을 다시 들여다보게 됐다. 이 원장은 “다이어트를 처음 시작했을 땐 체중이 금방 빠졌지만, 다시 찌는 것도 금방이었다”며 “반복되는 실패를 겪으면서 ‘체질’이라는 개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 역시 당질을 줄이되 충분한 열량을 섭취하고, 자신의 대사 상태에 맞춘 한약을 병행하며 약 10개월에 걸쳐 20㎏ 이상을 감량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감량 이후에도 요요 없이 체중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원장은 “몸이 스스로 에너지를 잘 쓰는 상태가 돼야 살이 쉽게 찌지 않는다”며 “저희는 그걸 ‘체질 개선’이라고 부른다”고 설명했다.
현재 이 원장이 부산점의 대표원장으로 있는 ‘다이트한의원’은 단순히 살을 빼는 곳이 아니다. 그는 환자의 정신적·신체적 컨디션을 종합적으로 진단하고, 몸이 다시 건강하게 에너지를 쓸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원장은 “흔히 ‘비만 체질’이라고 말하지만, 사실 이건 후천적인 결과”라며 “과거의 스트레스, 피로, 생활습관이 몸을 에너지 저장형으로 바꿔 놓은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억지로 먹지 말라는 방식의 다이어트는 오히려 몸에 부담을 준다고 조언했다. 몸을 회복시키고 균형을 찾는 접근이 더 오래 가는 해법이라는 뜻이다.

그가 진료를 이어오며 기억에 남는 환자는 30대 중반, 체중이 100㎏에 가까운 여성 환자다. 이 원장은 “환자분이 처음 오셨을 때 제가 먼저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며 “1년 넘게 함께했고 결과적으로 40㎏ 이상 감량했다. 그 결과 웃음을 되찾고 건강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고 했다.
그는 “이 경험은 그에게 ‘비만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치료가 필요한 질병 상태’라는 확신을 심어줬다”며 “건강한 다이어트는 덜 먹고 더 움직이는 게 아니라 잘 쉬고 잘 회복하도록 돕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원장의 목표는 부산을 시작으로 전국, 나아가 전 세계로 ‘체질 개선 중심 다이어트’를 전파하는 것이다. 그는 “누구나 예전엔 살이 쉽게 빠지던 시절이 있었을 것”이라며 “저희는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싶다. 앞으로도 몸과 마음이 안심하고 에너지를 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부산=정예진 기자(yejin0311@inews24.com),박성현 기자(psh092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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