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김문수로 '괴물독재국가' 막아야"…공동정부·개헌 합의[종합]

[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이 27일 "당장 눈앞에 닥친 괴물독재국가 출현을 막는 데 김문수 후보가 가장 적합한 후보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제 한 표를 그에게 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과 새미래민주당은 국민통합을 위한 공동정부 구성·2028년 대선·총선 동시 실시를 위한 차기 대통령 임기 3년 단축 등에 합의했다.

이 고문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더불어민주당이 예고하는 괴물독재국가는 비상계엄과 또다른 의미에서 심각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집중 겨냥했다. 이 고문은 "한 사람이 입법, 행정, 사법의 삼권을 장악하고 자신의 사법리스크를 완전히 없앨 때까지 무리한 방법을 계속 동원한다면, 그것은 법치주의와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폭거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괴물독재국가 출현을 막는 일이야말로 대한민국이 당면한 최대의 숙제가 됐다"며 "전날 밤 김 후보와 비공개로 만나 새로운 희망의 제7공화국을 준비하는 데 각자의 방식으로 협력하자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 고문에 따르면, 그는 김 후보와 전날 △국민통합을 위한 공동정부 구성과 운영 △제7공화국 출범을 위한 개헌 추진 협력 △2028년 대선과 총선 동시 실시를 통한 대통령과 국회의 임기 불일치 해소 △차기 대통령 3년 임기 실천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구체적 협의는 양당 대표에게 맡기기로 했다.

이 고문은 김 후보 지지 배경에 대해 "(김 후보는) 수용하기 어려운 면도 있다. 간간이 돌출한 극단적 인식과 특정 종교인과의 관계는 특히 아쉽다"면서도 "그의 치열하고 청렴한 삶의 궤적과 서민친화적, 현장밀착적 공직 수행은 평가받을만 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평택 반도체단지 조성처럼 멀리 보는 정책의 결정과 추진은 아무나 하는 일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 고문은 발표 이후 기자들과 만나 본인이 지지 정당을 바꾸게 된 것은 민주당 탓이 크다고 지속해서 강조했다. 그는 "어떤 사람은 당 때문에 신념을 바꾸지만 나는 신념 때문에 당을 바꾼다"며 "민주당이 범죄 혐의가 없는 후보를 내길 기대했고, 그러면 합류하겠다고 여러번 이야기했다"며 "만약 그랬더라면 지금과 같은 괴물 독재 국가의 출현을 걱정해야 하는 사태는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당이 저에 대해 섭섭하게 생각하기 이전에, 왜 제가 그렇게(김 후보 지지) 밖에 할 수 없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며 "그런 기류마저 멸종한 게 민주당의 절망적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비상계엄의 불법성을 지적했는데, 지금 국민의힘과 김 후보가 비상계엄에 충분히 사과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김 후보는 국무회의 개최 연락을 받지 못했고 참석하지 못했다고 했다"며 "일관되게 (비상계엄에) 반대한다고 했다"고 즉답을 피했다.

이어 "대선이 진행되며 국민의힘 내 계엄과 탄핵에 대한 입장 정리가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다고 본다"며 "선거 일주일 앞두고 (계엄·탄핵) 청산부터 하겠다고 덤비는 것은 효과적이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 고문은 선거대책위원회 합류나 당대당 통합은 아직 때가 아니라고 판단해 우선 김 후보와는 별도로 선거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그는 "본인은 연대라는 말을 한 번도 쓰지 않았다"며 "당대당 합당도 동지들이 판단할 문제지만 그렇게 가진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 고문은 "공동이라는 것은 '따로'라는 것을 전제로 한다"고도 말했다.

민주당은 이 고문의 행보에 "사쿠라(변절 정치인)의 끝을 보여줬다"며 맹비난했다. 김민석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민주화운동과 노동 운동을 배반·변절하고, 그리고 민주 세력으로부터 온갖 단물을 다 빨아 먹고 이제는 내란 세력의 품에 안긴 변절자들의 연합"이라며 "한국 정치에 부정적 폐해를 이번 선거로 마무리할 것을 기대한다"고 했다.

반면 대선 직전까지 '반명 빅텐트' 구축에 사활을 걸고 있는 국민의힘은 환영의 뜻을 전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이낙연 전 총리가 이재명 세력이 집권할 경우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파괴되고, 헌정질서가 정면으로 부정당하는 상황을 이미 예견했기 때문에, '이재명만은 절대 안 된다'는 심정으로 동참한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