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가운데, 업황 악화로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면세 업계에서 기대감이 새어 나온다. 매출 의존도가 높은 중국과의 우호적 기류가 기대되고, 공항 면세점 임차료 부담 완화에 대한 가능성이 제기되면서다. 다만 외국인들의 쇼핑 트렌드가 면세점이 아닌 올리브영·다이소로 바뀌었다는 점에서 변화가 크지 않을 것이란 우려감도 동시에 나온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내 면세점 구역 모습.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a310d294593618.jpg)
8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면세점들은 고강도 체질 개선을 통한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해외직구 등 소비 패턴이 온라인으로 옮겨간 데다, '큰손'으로 불리는 중국인 관광객이 감소하면서 실적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롯데면세점은 올해 초부터 매출 공백을 감수하면서까지 중국 보따리상(다이궁)과 거래를 끊었다. 신라와 신세계, 현대도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시내면세점을 폐점하는 등 수익성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
이런 가운데 한중 관계 개선 의지를 드러낸 이재명 정부 출범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이 대통령은 공약집에서 실용외교를 통해 중국과 외교 관계를 복원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여기에 정부는 올해 3분기 중국 단체 관광객 대상 한시 비자 면제를 추진 중이다. 한국관광공사 자료를 보면 지난해 기준 중국인 방한객 수(약 460만명)는 전체 국가 중 여전히 1위지만, 2016년(약 800만명)과 비교하면 대폭 줄었다.
다만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는 만큼 매출이 동반 상승하진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과거와 달리 면세점보다 올리브영, 다이소 등 로드숍을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해지면서다. 환율 변동성 리스크가 크다는 점도 면세 업계가 마냥 웃을 수 없는 이유다.

벼랑 끝에 몰린 업계 안팎에서는 생존을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크다. 신세계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은 법원에 인천공항 임대료 조정 신청까지 냈다. 인천공항 제1·2 여객터미널 면세점 가운데 화장품·향수·주류·담배매장 임대료를 40% 내려달라는 것이다. 그동안 인천공항 면세 구역은 업체별로 고정 임차료를 납부하는 형태였는데, 2023년부터 공항 이용객 수에 연동, 산출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일각에서는 새 정부에 절박한 목소리가 닿도록 대선 전후로 조정 신청을 낸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두 기업은 새로운 산출 방식을 두고 여객 수는 회복했지만, 면세점 이용자가 줄면서 적자가 쌓였다고 호소한다. 공항 이용객과 면세점 방문자가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백재승·임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리포트에서 "늘어나는 입국자 수와 비교해 면세 객수 회복이 더딘 것은 면세업이 다른 유통 업태보다 경쟁력이 낮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이를 극복하려면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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