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예린 기자] 충북 청주의료원(원장 김영규)이 심각한 재정난에 허덕이고 있다.
급기야 올해 6월 지급 예정이던 정기 상여금마저 20%만 우선 지급하고, 나머지 80%는 분할 지급키로 하면서 내부 반발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헌신했던 직원들은 상여금 축소가 부당하다고 반발하고, 의료원 측은 악화된 재정 상황을 호소하고 있다.
20일 청주의료원과 노조 등에 따르면 청주의료원은 연 2회(6·12월), 14억원 규모로 지급하던 상여금을 20%만 우선 지급하고, 자금 상황에 따라 순차적으로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직원들은 코로나19 감염병 전담병원으로서 헌신했지만 돌아온 것은 ‘상여금 삭감 통보’라며 반발하는 상황.
의료원 직원 A씨는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상여금을 제외하면 급여가 매우 적다”면서 “모든 직원들이 적은 임금에도 상여금만 기다리며 버텼는데, 경영진의 일방적인 통보는 무책임한 처사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청주의료원 측은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상여금을 주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자금 사정상 분할 지급을 결정한 것”이라며 “현재 상여금과 운영비를 동시에 감당하기 어려운 재정 위기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청주의료원은 한때 누적 흑자 90억원, 현금보유액 97억원을 기록할 만큼 안정적인 경영을 해왔지만, 코로나19 이후 상황이 급변했다.
보건복지부의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되면서, 일반 진료는 사실상 중단돼 재정 상황이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청주의료원은 지난 2023년 150억원, 지난해엔 140억원 규모의 적자가 발생해 최근 2년간 누적 적자는 290억원에 이른다.
특히 2023년에는 충북도로부터 120억원의 지역개발기금을 차입해 급여 등 필수 운영자금으로 사용했는데, 올해 역시 추가 차입 없이는 버티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청주의료원 관계자는 “전기료와 재료비, 세금 등 필수 비용이 병원 재정을 압박하고 있다”며 “직원 기본급은 정상적으로 지급 중이며, 일부 계약직 급여가 밀렸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재정 자립도가 높은 서울과 인천, 대구 등은 지자체 지원으로 버티고 있지만, 충북은 추가 지원 여력이 부족하다”며 “공공의료기관으로서 의무를 다한 대가가 고스란히 의료진과 병원에 떠넘겨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청주의료원 노조 관계자는 “당초 6월 정기 상여금은 미지급 계획이었으나, 강력히 요구해 전 직원 20% 상여급 지급 계획을 사측으로부터 전달받았다”며 “전액 지급받을 수 있도록 적극 대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청주의료원은 추가 자금 확보를 위해 충북도에 추가 기금 차입을 신청해 둔 상태다.
이상식 충북도의회 정책복지위원장은 “청주의료원의 어려운 재정 상황은 이미 파악하고 있다”며 “의료원이 요구한 80억원 규모의 기금 차입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병원 운영의 잘못이 아닌, 코로나 전담병원 지정으로 인해 발생한 불가피한 적자다. 지속적으로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청주=장예린 기자(yr040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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