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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제 판도 바뀐다"⋯ADC 기술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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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세포만 골라 공격하는 '유도탄' 기전⋯글로벌 39조 시장 전망
리가켐바이오가 ADC 기술 선두⋯삼성에피스·셀트리온도 '참전'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항암 치료 방식이 '정밀 타격'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암세포만 골라 사멸시키는 항체약물접합체(ADC) 기술이 기존 항암제의 한계를 극복할 차세대 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치료 효과는 높이고 부작용은 줄일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개발사들의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ADC 관련 이미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픽사베이]
ADC 관련 이미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픽사베이]

26일 시장조사기관 이밸류에이트(Evaluate)에 따르면, ADC 시장 규모는 2028년까지 280억 달러(약 38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22.87%로, 2023년 시장 규모인 97억 달러(약 13조원)에서 세 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ADC는 암세포를 탐색하는 항체(Antibody)에 특정 암세포의 항원 단백질을 공격하는 약물(Drug)인 페이로드를 링커(Conjugation)로 연결하는 차세대 플랫폼 기술이다. 즉 항체가 암세포를 표적해 약물을 선택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이다. 특히 주변 세포를 손상시키지 않는다는 점에서, 항암제 개발 분야에서 차세대 신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2000년대 초부터 본격 개발된 ADC는 1세대 마일로탁(Mylotarg)을 시작으로, 2세대 애드세트리스(Adcetris)와 캐싸일라(Kadcyla)를 거치며 발전해 왔다. 최근에는 높은 효능과 안정성을 갖춘 3세대 약물인 엔허투(Enhertu)와 트로델비(Trodelvy)가 출시되며 시장 확대를 이끌고 있다.

특히 다이이찌산쿄가 개발한 엔허투는 유방암 치료에서 탁월한 효과를 보이며 글로벌 ADC 개발 경쟁에 불을 붙인 약물로 평가된다. 지난해 5764억 엔(약 5조5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명실상부한 블록버스터 항암제로 자리 잡았다.

아직 국내에서 상용화된 ADC는 없지만, 한국 기업들도 활발히 개발에 나서고 있다. 그중 리가켐바이오는 가장 앞서 있는 기업으로, ADC 기반 항암제를 중심으로 적응증 확대와 글로벌 임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중국 포순제약과 공동 개발 중인 유방암 3차 치료제 'LCB14'는 중국에서 임상 3상에 돌입했으며, 내년 상업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2상도 병행 중이다.

리가켐바이오는 ADC 기술을 통해 실적 개선에도 성과를 내고 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6% 증가한 515억원으로, 이는 지난해 연매출 1258억원의 약 40%에 달한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13억원, 순이익은 264억원으로 각각 297%, 181% 급증했다.

ADC 관련 이미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픽사베이]
삼성바이오에피스 연구원이 바이오의약품 연구를 하고 있다. [사진=삼성바이오에피스 제공]

이 같은 실적은 기술이전 계약에 따른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 유입이 본격화된 결과다. 리가켐바이오는 지난해 10월 ADC 후보물질 'LCB97'의 독점권을 오노약품공업에 9400억원 규모로 기술이전했다. 이후 지난해 11월과 올해 3월 두 차례에 걸쳐 마일스톤을 수령했다. 구체적인 금액은 비공개지만, 2023년 매출의 10% 이상에 해당하는 규모로 알려졌다.

리가켐바이오는 지금까지 총 14건의 기술이전 계약을 성사시켰으며, 이 중 공개된 계약 규모만 9조6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글로벌 제약사들과의 지속적인 협업을 통해 ADC 전문기업으로서의 기술력을 입증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 중심 기업들도 ADC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23년부터 ADC 분야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며 바이오텍 기업 인투셀과 공동 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인투셀이 고유의 링커와 약물 기술을 제공하고,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최대 5종의 항암 타깃에 대한 ADC 물질을 제조해 특성을 평가하고 있다. 이르면 연내 임상시험에 착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삼성물산,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함께 '삼성라이프사이언스펀드'를 공동 조성해 국내외 바이오 기업에도 활발히 투자하고 있다. 이 가운데 3곳은 ADC 기술을 보유한 기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셀트리온의 경우 최근 열린 '월드 ADC 아시아 서밋'에서 자사의 ADC 신약 후보물질 'CT-P73'의 전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CT-P73에는 셀트리온과 피노바이오가 공동 개발한 항암 유효 성분인 ‘PBX-7016’이 적용됐다. 이 물질은 캄토테신(Camptothecin) 계열의 항암 성분으로, 암세포 복제에 관여하는 '토포이소머라아제 1(TOP1)'을 억제해 암세포를 사멸시킨다. 기존 항암제보다 선택성과 안정성이 개선된 것이 특징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CT-P73은 전임상에서 낮은 독성과 우수한 효능을 바탕으로 치료지수 측면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했다"며 "검증된 링커의 안정성을 기반으로 우수한 약동학적 특성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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