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란 기자] 우리나라를 휴머노이드 분야 강국으로 도약시키기 위한 민관 협력체인 'K-휴머노이드 연합'이 27일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K-휴머노이드 연합은 AI 전문가, 로봇 제조사, 수요 기업, 부품 회사 등이 참여하는 민관 협력체다.
![이승렬 산업부 산업정책실장(앞줄 왼쪽 두번째), 장병탁 서울대 AI연구원장(앞줄 왼쪽 세번째) 등 참석자들이 27일 오전 서울시 관악구 서울대에서 열린 K휴머노이드연합 창립총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https://image.inews24.com/v1/9854a3db1879f2.jpg)
이날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K-휴머노이드 연합 창립총회에서 한재권 한양대학교 교수는 기자와 만나 "올해 말에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하나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며 "유치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일단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 시작은 미미하나 끝은 창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목표는 빨리 잡아야 하기 때문에 지금도 뭔가 할 수 있는 걸 찾아보자부터 시작하는 것"이라며 "사람들은 영화 속 장면을 상상하지만 계단 올라가듯이 한 단계 한 단계씩 나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는 장병탁 서울대 AI연구원장을 위원장으로 추대하고 의사결정 기구인 총괄위원회 구성을 확정했다.
![이승렬 산업부 산업정책실장(앞줄 왼쪽 두번째), 장병탁 서울대 AI연구원장(앞줄 왼쪽 세번째) 등 참석자들이 27일 오전 서울시 관악구 서울대에서 열린 K휴머노이드연합 창립총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https://image.inews24.com/v1/28b99251dd6c93.jpg)
장 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K-휴머노이드 연합 출범으로 감개무량하다"며 "지난해 9월 산업부에서 휴머노이드 로봇과 인공지능 개발을 신산업으로 제안해 주셨고 우리나라 로봇 산업의 구심점 역할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나 중국에 비해 아직 자원이나 인프라, 인력 구성이 부족하지만 글로벌 빅3 휴머노이드 강국으로 가는 것을 추진해야 한다"며 "우리나라는 충분히 할 수 있고 적어도 3등은 선도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또 장 위원장은 투자 확대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휴머노이드 분야에서 글로벌 유니콘 기업 5개 정도가 나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실리콘밸리에서 일어나는 선순환 구조를 우리도 만들어야 한다"며 "기술 중심의 우수한 기업이 나타나야 대기업의 인수합병도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승렬 산업부 산업정책실장(앞줄 왼쪽 두번째), 장병탁 서울대 AI연구원장(앞줄 왼쪽 세번째) 등 참석자들이 27일 오전 서울시 관악구 서울대에서 열린 K휴머노이드연합 창립총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https://image.inews24.com/v1/8e50df730d3aaa.jpg)
이승렬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실장은 "AI 3대강국도 좋지만, 피지컬 AI나 산업 활용 분야에서는 우리가 1등을 해보자"며 "제조업이 발달한 우리나라에서 AI를 활용하는 부분에서 세계 1등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예산뿐만 아니라 금융기관 펀드, 기반시설 인프라 지원 등 모든 것을 최대한 지원하겠다"며 "규제나 제도적 걸림돌이 있으면 언제든 말씀해 달라"고 덧붙였다.
이날 창립총회에 참석한 주요 기업들은 기자와 만나 각자의 분야에서 휴머노이드 활용 방안을 설명했다.
김우섭 LG에너지솔루션 커뮤니케이션센터장 전무는 "우리가 개발한 소형 배터리들이 휴머노이드 로봇에 적용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원통형 배터리가 사이즈와 용량 측면에서 가장 최적화돼 있다고 판단된다. 파우치형 배터리는 부피가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소형화가 필요한 로봇 분야에는 적합하지 않고 안정성 면에서도 원통형 배터리가 우수하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로봇 제조업체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공동 개발을 진행하고 각 업체의 스펙에 맞춘 맞춤형 배터리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정책 자금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는 "미국이나 중국 대비 우리나라의 지원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다. 시장 규모가 큰 국가들이 더 많은 투자를 받는 현실에서 국내에도 대규모 펀드 조성을 통한 투자 활성화가 필요하다"며 "정부에서 산업 기반을 마련해 주면 제품 개발과 생산은 누구보다 잘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강조했다.
![이승렬 산업부 산업정책실장(앞줄 왼쪽 두번째), 장병탁 서울대 AI연구원장(앞줄 왼쪽 세번째) 등 참석자들이 27일 오전 서울시 관악구 서울대에서 열린 K휴머노이드연합 창립총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https://image.inews24.com/v1/247f56ec539cdd.jpg)
김용수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 AI로봇융합연구소장은 "우리 공정에는 사람이 수작업하는 위험한 작업이 많다"며 "석탄을 굽는 공정에서 문을 닫으면 가스가 나오고 고열에 노출되는 위험한 환경에서 휴머노이드가 사람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동차 라인은 휴머노이드가 조립 작업을 하지만 우리는 철판을 만드는 설비 전체를 자동화하는 것이 목표"라며 "철판이나 강판 생산은 이미 자동화가 많이 돼 있지만 설비 자체를 정비하는 것은 여전히 사람이 담당하고 있어 이 부분을 로봇으로 대체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특히 "기존 로봇 팔은 정해진 작업만 하지만 휴머노이드는 상황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며 "데이터를 많이 모으고 학습시켜 사람을 도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기존 자동화 분야는 데이터로 고도화하면 되지만 사람이 하는 작업은 더욱 정교한 판단이 필요해 두 가지 접근이 모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승환 삼성중공업 로보틱스사업팀 팩토리로봇그룹 선임연구원은 "조선소 인력 부족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한국인들이 힘들어하는 작업을 외국인 인력이 담당하고 있지만 외국인 인력 조달도 쉽지 않아 휴머노이드로 대체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어 "조선소에서는 절단, 용접, 도장, 설치 등의 작업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용접이 가장 대표적인 활용 분야"라고 설명했다.
그는 "협동 로봇은 10년 전부터 시작했지만 지금에야 산업 현장에서 본격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휴머노이드도 단계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윤대규 HD현대미포 디지털생산혁신센터 상무는 "작업자가 가로,세로 치수나 타입을 입력하면 로봇이 알아서 용접을 잘 해내지만 11kg 무게 때문에 사람이 들고 이동해야 하는 한계가 있다"며 "특히 현장의 여성 작업자들에게는 부담스러운 무게다. 휴머노이드가 스스로 이동하면서 용접할 수 있게 되면 효율성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용접은 1~2mm 오차도 허용되지 않는 고정밀 작업인데 휴머노이드는 산업용 로봇만큼 정밀하지 않고 사람처럼 움직이는 방식이라 직접 투입하기에는 기술이 부족하다"며 "당장은 화재 감시나 사고 감지 등 상대적으로 쉬운 작업부터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눈이 있고 움직일 수 있어 사람이 대처할 수 있는 업무가 적합하다. 케이블을 당기는 작업처럼 기존 산업용 로봇이 할 수 없는 일을 사람처럼 손을 사용해 도와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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