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3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미 관세 협상 타결 관련 브리핑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7.31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ec3f388295e44d.jpg)
[아이뉴스24 김주훈 기자] 대통령실이 31일 한미 관세 협상 타결과 관련해 "수출 환경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제거됐고, 우리 기업은 주요국 대비 동등하거나 우월한 조건으로 경쟁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번 협상을 통해 한국은 상호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낮췄고, 우리 농업에 영향을 미칠 쌀과 쇠고기 시장도 추가 개방하지 않기로 했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미국이 한국에 8월 1일부터 부과하기로 예고한 상호관세 25%는 15%로 낮아진다"며 "우리 주력 수출 품목인 자동차 관세도 15%로 낮췄다"고 밝혔다.
"국익 최우선, 호혜적 결과 도출 원칙 하에 협상"
이어 "추후 부과가 예고된 반도체, 의약품 관세의 경우에도 다른 나라 대비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받게 될 예정"이라며 "협상 과정에서 우리 정부는 국익을 최우선으로 감내할 수 있는 수준 내에서 상호 호혜적 결과를 도출한다는 원칙하에 협상에 임했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이번 협의에서 주목할 점으로 '조선업 분야 협력 확대'를 꼽았다. 그는 "한미 조선 협력 펀드 1500억달러는 선박 건조·MRO(유지·보수·정비)·조선 기자재 등 조선업 생태계 전반을 포괄하며 우리 기업들의 수요에 기반해 구체적인 프로젝트에 투자될 예정"이라며 "세계 최고의 설계 건조 경쟁력을 보유한 우리 조선 기업들과 소프트웨어 분야의 강점을 보유한 미국 기업들이 힘을 합한다면 '자율 운행 선박' 등 미래 선박 분야에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외에도 반도체·원전·이차전지·바이오 등 우리 기업이 경쟁력을 보유한 분야에 대해선 "대미 투자 펀드로 2000억 달러가 조성될 예정"이라며 "펀드의 투자 분야를 고려한다면 우리 기업이 전략적인 파트너로서 참여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펀드 운영에 따른 리스크 최소화를 위해 프로젝트에서 나온 산출물은 미국 정부가 인수를 책임지기로 했다"며 "합리적이고 상업적 타당성이 있는 프로젝트에 대해 투자될 것"이라고 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3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미 관세 협상 타결 관련 브리핑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7.31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ca200c6d7bddae.jpg)
"한국 펀드 2000억 달러 규모…일본의 36%"
한국보다 먼저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마친 일본과 비교할 경우 "일본보다 작은 규모인 총 3500억달러 투자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고 평가했다.
김 실장은 "일본과 우리의 투자 펀드 규모를 경제 규모만으로 단순 비교하는 것은 어렵지만, 미국 통계 기준(2024년)으로 한국은 660억달러 흑자고 일본은 685억달러 흑자"라면서 "미국의 상호 관세 조치가 미국의 무역 적자를 줄이기 위해 시작되었다는 점을 고려해 본다면, 우리 기업이 주도하는 조선 펀드 1500억달러를 제외하면 우리의 펀드 규모는 2000억 달러로 일본의 36%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국내 쌀과 쇠고기 시장 개방과 관련해선 "미국과의 협의 과정에서 우리 농축산물 시장 개방에 대한 강한 요구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식량 안보와 농업 민감성을 감안해 국내 쌀과 쇠고기 시장은 추가 개방하지 않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농산물 시장 완전 개방을 주장한 것에 대해선 "농축산물에 대해서는 전혀 논의되거나 합의된 바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농업 분야는 99.7%가 개방됐고, 0.3%, 10개 내외 종목만 유보돼 있는 등 미국 소고기 제1수입국"이라며 "(미국) 통상국에서 공감을 많이 해줬고, 그쪽 분야에 대해서는 특별히 문제 되지 않는 딜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관세 15% 도전 맞아…기업 경쟁력 적극 지원할 것"
김 실장은 다만 "대미 관세의 15%는 과거와는 다른 교역 환경이자 도전인 것은 사실"이라면서 "우리 기업들이 경쟁력을 키우고 수출 시장을 다변화해 나갈 수 있도록 정부는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통상 협상에서 다뤄지지 않은 고정밀 지도 데이터 반출과 방위비, 미국산 무기 구입 등 한국에 더욱 민감한 사안은 향후 이뤄질 한미 정상회담에서 주요 안건으로 오를 전망이다.
김 실장은 "통상 분야가 중심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안보 등 문제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것 같다"며 "(안보 사안은) 별개 이슈이기 때문에 (통상 협상에서) 같이 다뤄지지 않았고, 그동안 방어를 계속 했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양보한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3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미 관세 협상 타결 관련 브리핑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7.31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e9b86f94963275.jpg)
"'자동차 관세 12.5%' 끝까지 주장…15% 조정 아쉬워
김 실장은 자동차 관세가 15%로 설정된 것에 대해 불가피했다는 점을 밝혔다. 그는 "마지막까지 규모와 연계될 수 있는지와 함께 12.5%를 끝까지 주장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모두 15%라고 했기 때문에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향후 반도체와 의약품에 대한 품목 관세가 부과될 전망에 대해선 "추후 반도체와 의약품의 경우 품목 관세가 있으면 다른 합의보다 불리하지 않도록 같은 수준의 최혜국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적시해 놨다"고 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타결된 것에 대해 "큰 고비를 하나 넘었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통상 합의에 포함된 3500억달러 규모의 펀드는 양국 전략산업 협력의 기반을 공고히 하는 것"이라며 "조선·반도체·이차전지·바이오·에너지 등 우리가 강점을 가진 산업 분야에서 우리 기업들의 적극적인 미국 시장 진출을 돕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이 대통령이 그동안 한미 관세 협상과 관련해 언급이 적었던 것에 대해 "대외적인 발언이나 행보는 협상과 관련된 것이기 때문에 드러나지 않은 것"이라며 "이 일만큼 집중해서 직접 하신 것을 본 적 없을 정도로 24시간 보고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김주훈 기자(jhki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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