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대국민 사과 7일 만에"⋯정희민 포스코이앤씨 대표 사의

[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공사 현장 사망사고를 질타한 지 약 일주일 만에 또다시 포스코이앤씨 현장에서 중상자가 발생하자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사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내부 출신으로 CEO에 오른 정 사장이 선임된 지 약 8개월 만이다.

정 사장은 5일 입장문을 내고 "이번 사고를 단순한 안전관리 실패가 아닌, 회사 경영 전반에 대한 통렬한 반성과 근본적 쇄신을 요구하는 엄중한 경고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포스코이앤씨를 책임지고 있는 사장으로서 이러한 사고가 반복된 것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며, 모든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달 29일 전면적인 작업 중단과 철저한 안전 점검을 약속드렸음에도 광명~서울 고속도로건설현장에서 또다시 인명사고가 발생한 점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지난 4일 오후 광명시 옥길동 광명∼서울고속도로 연장공사 현장에서 미얀마 국적의 30대 남성 근로자 A씨가 감전으로 추정되는 사고를 당해 지금까지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광명∼서울고속도로 연장 공사는 광명시 가학동과 서울 강서구를 연결하는 20.2㎞ 구간이다. 사고가 발생한 현장은 1공구로 국토교통부가 발주하고 포스코이앤씨가 시공을 맡았다.

지난달 29일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포스코이앤씨를 지적한 후 7시간 만인 회사가 대국민 사과에 나서며 쇄신을 약속했으나, 인명사고가 재발하자 사의를 표명하는 방식으로 책임을 지겠다고 자청한 것이다.

국무회의 당시 이 대통령은 "똑같은 방식으로 사망 사고가 나는 것은 결국 죽음을 용인하는 것"이라며 "아주 심하게 얘기하면 법률적 용어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에 포스코이앤씨는 같은 날 "모든 현장에서 즉시 작업을 중단했고, 전사적 긴급 안전점검을 실시해 안전이 확실하게 확인되기 전까지는 무기한 작업을 중지하기로 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사고가 발생한 광명∼서울고속도로 현장은 안전 점검에서 문제가 없다는 판단에 따라 이날부터 작업을 재개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들어 포스코이앤씨는 연이은 사고가 발생하며 여러 차례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월 경남 김해 아파트 신축현장에서 추락사고로 사망자가 발생한 데 이어 4월 경기도 광명 신안산선 건설현장 붕괴사고, 대구 주상복합 신축현장 추락사고가 발생했다.

13년 만의 내부 승진 정희민 사장⋯연이은 악재에 8개월 만에 사의

정 사장은 지난해 말께 13년 만의 내부 승진으로 사장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약 8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1964년생으로 지난 2020년 포스코이앤씨 건축사업실장를 거쳐 이듬해 포스코이앤씨 건축사업본부장 등을 역임한 '정통 건설인'이다.

올해 포스코이앤씨는 굵직한 정비사업장의 시공권을 따냈다. 두산건설과 경쟁해 성남 은행주공아파트 재건축 사업(1조2972억원)을 수주했다. HDC현대산업개발과 경쟁한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재개발사업 수주는 실패한 바 있다.

이에 포스코이앤씨는 올 상반기 도시정비사업 수주액 5조302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이 5조원을 넘은 시공능력평가 상위 건설사는 포스코이앤씨 외에 삼성물산 건설부문, 현대건설 3곳에 불과할 정도로 수주영업력을 과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