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과학 산업 경제
정치 사회 문화·생활
전국 글로벌 연예·스포츠
오피니언 포토·영상 기획&시리즈
스페셜&이벤트 포럼 리포트 아이뉴스TV

"한국은 비싸도 잘 팔려"⋯에르메스 '훨훨'

본문 글자 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수차례 가격 인상에도 명품 중 나홀로 매출액 상승
"베블런 효과 증명하듯"⋯내년 초 추가 인상 '예고'

[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에르메스가 베블런 효과를 증명하듯 연속적인 가격 인상에도 한국에서 높은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연 1회만 올렸던 관례를 깨고 두 차례나 인상한 데 이어 올해도 가격을 인상했지만, 에르메스는 명품 브랜드 중 나홀로 기세를 유지하고 있다.

18일 IR 공시에 따르면 에르메스는 올해 2분기 39억 유로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9% 성장한 수치로,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 매출액은 16억 유로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5.2% 성장했다. 각각 2분기 평균 유로·원 환율로 환산하면 6조1986억원, 2조5430억원이다.

에르메스 로고 [사진=에르메스]

에르메스 코리아의 매출액 비중은 공개되진 않았지만, 최근 3년간의 에르메스 글로벌 매출액과 에르메스 코리아의 매출액 추이를 분석해 보면 한국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약 4%대로 예상된다. 지난해 평균 유로·원 환율(1475.05원)을 적용하면 에르메스 글로벌의 매출액은 약 22조3765억원으로, 에르메스 코리아의 매출액(9642억8000만원) 비중은 4.31%로 추산된다.

이를 적용하면 에르메스 코리아는 2분기에만 약 2500억원 전후의 매출액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1분기 에르메스 글로벌의 매출액(약 6조2700억원)에 비춰보면, 에르메스 코리아는 1분기에도 약 2508억원의 매출액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올 상반기에만 약 5000억원의 매출액을 거둔 셈이다. 이를 보여주듯 올해 상반기 국내 주요 백화점에서 에르메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많게는 20%, 적게는 10% 안팎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회계기준(IFRS)에선 외화환산 시 거래발생일의 환율 적용을 원칙으로 하지만, 거래일 환율 대신 평균 환율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실제 많은 글로벌 기업들은 월 또는 분기, 연간 평균 환율을 적용하고 있다. 에르메스 글로벌도 분기 또는 연간 평균 환율로 환산해 적용하고 있다.

에르메스 글로벌은 지금과 같은 기세를 이어간다면 올해 연간 1조원의 매출액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한다. 영업이익도 지난해 2667억2000만원을 남겼는데, 올해에는 지난해 이익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다른 명품들과 상반된 분위기다. 루이비통과 디올, 셀린느 등 75개 브랜드를 보유한 프랑스 명품 업체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는 올 상반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했다. 같은 기간 구찌와 생로랑, 발렌시아가 등을 보유한 케링(Kering)의 매출액은 15%나 급감했다.

매출의 주춧돌 역할을 하던 아시아 지역의 매출이 하락한 영향이다. LVMH는 상반기 아시아 지역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 줄었고, 케링은 21% 급감했다. 아시아 지역 매출 급감에는 소비 침체와 맞물려 관광객을 통한 원정 구매가 줄어든 요인이다.

반면 에르메스는 '슈퍼 리치'를 겨냥한 초고가 정책으로 희소성을 유지하며 승승장구 중이다.

에르메스는 매년 1월 정기적으로 가격을 인상하는데 지역별로 수요를 반영해 가격을 책정한다. 한국에선 지난해 이례적으로 1월과 6월 두 차례 인상했는데 한국에서의 높은 수요를 반영한 가격 정책이었다. 가격이 오를수록 가치가 올라가 희소성이 커진다는 전략이다.

이런 전략은 가격이 높아질수록 구매 욕구가 증가하는 '베블런 효과'를 활용한 마케팅으로, 명품 업계의 가장 고전적인 방식이다.

파리의 럭셔리 경영전문대학원 '슙 드 뤽스(Sup de Luxe)'는 "럭셔리 세계에서 베블렌 효과는 우연이 아니라 완벽하게 의식적인 전략"이라며 "가격을 낮추는 것은 명성을 잃는 것이고, 가격을 높게 유지하는 것은 브랜드의 아우라를 강화한다"고 평가했다. 에르메스는 베블런 효과를 활용한 마케팅의 대표 사례다.

실제 에르메스는 인기 제품만 소수 생산하고, 재고가 남아도 할인 판매하지 않고 소각하거나 재활용한다. 브랜드 위상을 유지하려면 높은 가격을 유지해야 한단 철학을 고수하고 있다.

명품 업계 한 관계자는 "에르메스는 정기적으로 가격을 인상하는 만큼 인상 전에 제품이 판매되지 않도록 수량을 엄격하게 조절하고 있다"면서 "한국에서의 높은 수요를 반영해 내년 초 정기 인상에서도 다른 지역보다 높은 인상률을 적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



주요뉴스


공유하기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 해주세요.
alert

댓글 쓰기 제목 "한국은 비싸도 잘 팔려"⋯에르메스 '훨훨'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댓글 바로가기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TIMELINE



포토 F/O/C/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