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인도는 유럽처럼 언어·생각·문화 등이 다른 여러 지역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다양한 이용자의 특성을 공략하기 위해, 지역별 이용자들에게 밀접하게 다가가는 '하이퍼 로컬라이제이션(Hyper Localization)'이 필요했습니다."
게임사 크래프톤의 인도 사업을 총괄하는 이민우 크래프톤 실장은 20일 서울 광화문 CKL스테이지에서 열린 '2025 콘텐츠산업 포럼'에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BGMI)의 현지 성공 비결을 이같이 설명했다.
![이민우 크래프톤 실장이 20일 서울 광화문 CKL스테이지에서 열린 '2025 콘텐츠산업포럼'에서 게임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BGMI)의 인도 시장 공략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박정민 기자]](https://image.inews24.com/v1/cb097e4f9d4191.jpg)
2020년 '차단'의 아픔…이제는 '미국 다음' 매출
BGMI는 현재 가입자 수 2억 2000만명, 현지 앱 매출 순위 1위를 기록하며 인도의 대표 모바일 게임으로 자리하고 있다. 게임은 물론 이스포츠(E-sports)로도 흥행을 거둬 대회 동시 시청자 수 최대 2400만명을 기록했고, 인도 300개 지역에서 동시에 대회를 개최할 정도로 규모가 성장했다.
BGMI의 인도 성공은 '우여곡절' 끝에 거둔 값진 성과로 평가받는다. BGMI는 지난 2020년 인도-중국 간 외교분쟁 당시 '중국 텐센트와의 공동 제작'을 이유로 인도 앱 마켓에서 차단됐던 아픔을 겪은 바 있다.
![이민우 크래프톤 실장이 20일 서울 광화문 CKL스테이지에서 열린 '2025 콘텐츠산업포럼'에서 게임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BGMI)의 인도 시장 공략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박정민 기자]](https://image.inews24.com/v1/d5bffcce12238f.jpg)
그러나 크래프톤은 이후 현지 법인을 설립해 직접 인도 시장을 공략, 2021년 BGMI 재출시 이후 1년 만에 누적 가입자 수 1억명을 돌파하는 기록을 달성했다. 이민우 실장은 지난 2019년 크래프톤에 합류해 현지 공략을 진두지휘했으며, '배틀그라운드 IP' 인도 지역 매출은 현재 미국에 이은 2위를 기록해 게임사의 성장 기반이 되고 있다.
이민우 실장은 이날 강연에서 △인구 14억 6천만명 △중위연령 28세의 젊은 연령대 △한국의 5~10분의 1수준인 저렴한 통신요금 등 인도 모바일게임 시장이 갖는 경쟁력을 설명했다. 또한 벵골어·힌디어 등 공용어만 22개에 달할 정도로 다양한 언어·문화적 배경을 보유한 지역들을 공략하기 위해 각 지역 출신 직원들을 선발해 결정권을 부여하고 지역별 보이스팩(언어팩) 제공, 지역 인플루언서와의 협업 등 콘텐츠 개발을 주도하게 하는 노력이 있었다고 부연했다.
BGMI는 보수적인 인도 기성세대에도 다가가기 위해 노력했다. BGMI는 △청소년 연령 인증 △게임 내 혈흔(핏자국) 제거 △플레이 시간 제한 등을 조치하는 '게임 리스폰스블리(Game Responsibly, 책임감 있는 게임)' 캠페인을 전개해 현지 사회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아울러 인도의 현대차로 불리는 '마힌드라' 자동차, 인도 크리켓 구단 '뭄바이 인디언스' 등 현지 기업들과의 다양한 콜라보레이션 콘텐츠를 제공해 현지인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민우 실장은 "글로벌 OTT도 인도 시장을 쉽게 생각했다가 특정 지역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사례가 있었던 만큼 인도 시장, 특히 지역별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며 "전통 명절·지역 행사와 연계한 한정 콘텐츠를 출시하거나 방송·통신사 등과의 협업으로 이스포츠 중계·스폰서십 프로그램을 만드는 등 끈질긴 노력으로 현지 팬덤을 확대하고 BGMI의 인도 입지를 강화해왔다"고 강조했다.
"현지와 세심한 소통 필요⋯'맞춤형 콘텐츠' 쉽지 않다"
이날 포럼에서는 이민우 실장과 임찬구 센서타워 시니어 어카운트 디렉터, 김민재 NC AI 최고기술책임자(CTO) 등 강연자들이 옥성태 네오플 본부장, 김현규 한국모바일게임협회 부회장(사회) 등 게임업계 관계자들과 함께 'K-게임의 글로벌 진출 전략'에 대한 토론을 나누는 시간도 가졌다.
현재 중국 텐센트와 함께 '던전앤파이터'를 중국에 서비스하는 네오플은 인도에서 현지 맞춤형 전략에 집중했던 크래프톤의 사례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옥 본부장은 "던전앤파이터 모바일도 과거 중국에서 '판호'를 재발급 받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적이 있었다. 그래서 중국 현지 시장 공략을 위해 더욱 노력했다"며 "중국도 다양한 지역별 특성과 함께, 최근에는 이용자가 고령화되는 현상도 관측돼 점점 이용자 공략이 어려워지고 있다. 해외 마케팅에서는 저희보다 현지 퍼블리셔들의 의견을 많이 참고해 이용자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민우 실장 역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려는 게임사들을 위해 '현지와의 세심한 소통'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예를 들면 다신교 기반의 인도에서는 신을 게임 내 캐릭터나 아이템에 활용하기 쉽다고 생각하지만, 인도에서는 신을 게임 캐릭터 등으로 활용하는 행위가 매우 금기시된다"며 "현지 맞춤형 컨텐츠를 쉽게 생각해선 안 된다. 해외 진출 전부터 현지인, 퍼블리셔와 꼼꼼하게 소통하고 그들의 문화를 세심하게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민우 크래프톤 실장이 20일 서울 광화문 CKL스테이지에서 열린 '2025 콘텐츠산업포럼'에서 게임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BGMI)의 인도 시장 공략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박정민 기자]](https://image.inews24.com/v1/d46ea7505c383e.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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