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크래프톤이 중국과 인도에 이어 일본 시장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2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대표 김창한)은 이달 24일 이사회를 통해 베인캐피탈재팬(대표 스기모토 유지)의 계열사인 주식회사 BCJ-31 인수를 의결했다. 인수 금액은 750억엔(약 7103억원)이다.
![크래프톤의 간판 IP '배틀그라운드'. [사진=크래프톤]](https://image.inews24.com/v1/df0b8186f44907.jpg)
BCJ-31은 일본의 3대 종합광고회사 중 하나인 ADK그룹(대표 오야마 토시야, 이하 ADK) 산하 주요 자회사들을 보유한 ADK홀딩스의 모회사로, 이번 거래를 통해 ADK는 크래프톤의 연결 계열사로 편입된다.
ADK는 콘텐츠 기획·제작, 광고·마케팅 등 크리에이티브 전반에서 전문 역량을 축적했으며 '도라에몽', '짱구는 못말려' 등 300편 이상의 유명 애니메이션 제작위원회에도 참여했다. 2024년 기준 ADK의 연간 거래 규모는 약 3480억엔에 이른다.
크래프톤은 최근 급성장 중인 글로벌 애니메이션 시장과의 접점을 통해 게임 중심 IP 확장을 위한 새로운 시너지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이번 인수는 이러한 사업 방향의 연장선에서 애니메이션과 게임 간 협업 가능성을 넓히고 일본 내 콘텐츠·미디어 사업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중장기 전략의 일환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크래프톤은 ADK와 파트너십을 통해 양사의 고유한 역량을 중심에 두고 각자의 산업 기반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협업 방안을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ADK의 애니메이션 기획·제작 역량과 크래프톤의 글로벌 게임 개발 및 서비스 경험을 접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공동으로 창출할 방침이다. 배틀그라운드 IP를 활용한 애니메이션 등의 제작 가능성도 열린 셈이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ADK는 일본 콘텐츠 산업 전반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애니메이션 기획·제작과 광고·마케팅, 미디어 운영에 이르기까지 높은 전문성과 실행 역량을 갖춘 파트너"라며 "크래프톤은 ADK와의 협업을 통해 게임과 애니메이션 간 다양한 접점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양사 강점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글로벌 콘텐츠 사업의 새로운 기회를 함께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일본 시장 진출 거점 마련…애니메이션 진출 기대
증권가도 크래프톤의 ADK 인수를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ADK의 계열사 편입에 따른 크래프톤 실적 변화와 향후 시너지 등을 분석하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최승호 DS투자증권 연구원은 "ADK는 광고대행과 애니메이션 사업을 주로 영위하며, 일본 3-4위의 광고회사다. 다만 일본 광고 시장은 덴츠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어 시장 점유율은 한자릿 수로 크지 않다. 자회사로 ADK 마케팅 솔루션즈, ADK 크리에이티브 원, ADK 이모션즈를 가지고 있으며 애니메이션 제작은 ADK 이모션즈에서 주로 이뤄지고 있다"며 "2024년 매출액은 1조2000억원이며 이 중 매출액의 80%가 광고 매출, 20%가 애니메이션으로 추정된다. 3분기부터 재무제표가 연결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또한 "예상할 수 있는 시너지는 일본 애니메이션 IP 게임 제작 혹은 크래프톤 IP 기반 애니메이션 제작이다. 또한 현재 침투율이 미미한 일본 게임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기능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재무 기여가 가능하고 밸류에이션이 과도하지 않으며 IP 소싱에 이점을 지니고 글로벌 비즈니스 확대도 고려한 종합적인 판단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수를 통해 유의미한 일본 IP 게임 제작 판권을 확보하고 실제 제작까지 이어진다면 인수는 긍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크래프톤은 이번 인수로 일본 진출의 전진 기지를 확보했다. 일본은 글로벌 게임 시장 3위로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며 애니메이션 부문에서는 글로벌을 선도하는 중이다. 이번 인수를 기점으로 일본 게임 및 콘텐츠 시장에 본격적 진출을 예상하며, 향후 일본 게임사 등 추가 M&A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다"며 "크래프톤의 인수로 해당 부문에서 단기간 시너지를 기대하기는 어렵겠으나 게임 개발 및 라인업 추가 확보 후 IP 사업화와 애니메이션 IP의 게임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게임업계에서는 크래프톤이 중국과 인도에서 대규모 투자와 파트너십으로 낸 성과의 기세를 일본에서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중국 시장의 경우 현지 최대 게임·IT 업체인 텐센트와 손잡고 '배틀그라운드'와 모바일 버전인 '화평정영(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을 현지 서비스하며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새로운 거점 시장으로 공략 중인 인도 역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를 출시하며 현지 매출 1위를 기록 중이다.
/문영수 기자(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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