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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유의 대규모 韓 근로자 구금사태⋯對美 투자 기업들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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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 투자 약속에도 韓 근로자 300여명 체포⋯사태 사흘 만에 석방 교섭 마무리
미국 내 22개 공장 건설 현장 '올스톱'⋯현지 신규 공장 가동 시기 연장 불가피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한미 정상 회담 당시 한국 기업들이 미국에 향후 1500억 달러에 달하는 투자를 약속한 지 채 2주도 지나지 않아 미국 신규 공장 건설 현장에서 한국인 근로자 300여 명이 불법체류 혐의로 체포됐다. 구금 사흘 만에 구금된 근로자의 석방 교섭이 마무리됐다.

그러나 초유의 구금 사태로 현지 공장 건설이 중단에 따른 신규 가동 시기가 지연되는 것은 물론, 현지 파견 비자 문제 등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국내 기업의 현지 투자 스케줄에는 악영향이 불가피해 보인다.

美 이민당국이 공개한 조지아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합작 공장 이민단속 현장 [ICE 영상 캡처] [사진=연합뉴스]
美 이민당국이 공개한 조지아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합작 공장 이민단속 현장 [ICE 영상 캡처] [사진=연합뉴스]

산업통상자원부는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한국경제인협회와 공동으로 긴급 대미 투자기업 간담회를 열었다. 박종원 산업부 통상차관보 주재로 현대차그룹,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화학, HD현대, 한화솔루션, LS 등 대미 투자를 진행 중인 기업들 대부분이 참석했다.

산업부는 이날 회의에서 미국 투자 프로젝트 현장 운영과 관련해 각 기업의 인력 운용 현황을 점검하고, 미국 비자 확보에 관한 건의 사항도 들었다.

박 차관보는 "우리 기업들이 부당하게 불이익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관계부처와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며 "어떤 해결책과 대안이 있을지 잘 고민하고 관계부처인 외교부와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과 국토안보수사국(HSI)은 조지아주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을 급습해 한국인 근로자 300여 명을 포함한 총 475명을 불법체류 혐의로 체포했다. 체포된 한국 근로자들 대부분은 현지 취업에 필수인 H-1B 또는 H-2B 비자 없이 전자여행허가(ESTA)나 단기 상용(B-1) 비자로 입국한 상태였다.

이에 정부와 해당 기업이 미국 당국과 협상에 나섰고,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전날 "구금된 근로자 석방 교섭이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구금된 한국인 근로자들이 귀국하면 이번 사태는 일단락되겠지만, 대규모 대미 투자를 진행하며 현지 공장을 건설 중인 기업들은 사업 진행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며 비상이 걸렸다. 이번 사태를 촉발한 비자 문제를 둘러싼 근본적인 해결책이 나올 때까지는 현지 신규 공장 건설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에서의 인력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생산 시설 확충이나 가동 일정이 전면 뒤로 밀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직원 체포 이후 추가 인력의 현지 파견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현대차는 필수 불가결한 경우를 제외한 출장에 대한 보류를 권고했고, 삼성전자는 임직원에게 이스타로 출장 가면 2주 안에 돌아오거나 장기 출장이 필요할 때는 주재원 비자를 받으라고 공지했다.

美 이민당국이 공개한 조지아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합작 공장 이민단속 현장 [ICE 영상 캡처] [사진=연합뉴스]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Ellabell)에 위치한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아이오닉 5'가 생산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한국 기업들이 미국 현지에서 신·증설을 진행 중인 공장은 최소 22개 공장으로 파악된다. 자동차, 배터리, 반도체, 태양광, 조선, 식품·유통 등 국내 주력 산업이 모두 속해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구금 사태가 벌어진 조지아 공장 외에도 오하이오주에서 혼다와 합작 공장을 건설 중으로, 올해 말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온은 현대차그룹과 합작으로 조지아에 공장 1개를 건설 중이며, SK온과 포드의 합작 법인인 블루오벌SK가 테네시에 공장을 짓고 있다. 삼성SDI도 인디애니주에에서 2027년 가동을 목표로 스텔란티스와의 합작2공장을 추진 중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텍사스주와 인디애나주에서 반도체 공장을 건설 중이다. LS전선은 버지니아주에서 해저케이블 생산공장을, HD현대일렉트릭은 앨라배마주에 변압기 공장, 한화큐셀은 조지아주에 태양광 모듈공장을 증설 중이다.

국내에서 미국 공장 건설 현장에 파견된 인력 상당수가 이번에 구금된 근로자들과 같이 단기 상영(B-1) 비자 혹은 ESTA 비자를 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로 '패닉'에 빠진 국내 기업들은 이들 비자를 통해 파견된 인력을 속속 국내로 불러들이고 있다. 주요 기업들은 당초 투자 기조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미국 체류 직원들의 비자 등이 업무에 적법한지를 점검한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대미 투자 기업들로부터 수렴한 의견을 바탕으로 대미 투자 사업 진행을 위해 단기 파견에 필요한 비자 카테고리 신설이나 비자 제도의 유연한 운영 등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미국 측과 협의를 이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전날 "유사 사례 방지를 위해 산업부, 관련 기업과 공조해 대미 프로젝트 관련 출장자의 비자 체계 점검과 개선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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