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한국을 "세계에서 공장을 가장 잘 짓는 나라"라고 평가하며 삼성전자와 SK그룹 등 한국 기업들과 인공지능(AI) 시대의 '지능 공장'을 함께 구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시상식에 나란히 참석해 황 CEO의 수상을 축하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미 친선 비영리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 연례 갈라에서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025e7b3ddeec0e.jpg)
한미 친선 비영리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는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연례 갈라를 열고 황 CEO에게 '2026 밴 플리트상'을 수여했다. AI와 반도체 산업에서 보여준 선구적 리더십과 한미 경제협력에 대한 기여를 높이 평가했다.
"한국과 25년 인연…세계 기술 최전선으로"
황 CEO는 수상소감에서 한국과 맺어온 25년 인연을 되짚었다. 그는 "제 아이들보다도 어린 나이에 창업해 CEO가 되는 법을 배워가던 시절 한국을 처음 접했다"며 "당시 한국의 젊은이들이 스타크래프트와 엔비디아에 열광하고, 제가 만든 회사의 이름을 목청껏 외치던 순간의 감동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고 회상했다.
이어 "지난 25년간 한국이 기술을 받아들이는 나라에서 세계 기술을 이끄는 최전선으로 도약하는 모습을 지켜봤다"며 "그야말로 산업의 기적이자 산업혁명"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한국의 제조 경쟁력을 높이 평가했다. 황 CEO는 "한국은 세계에서 공장을 가장 잘 짓는 나라"라며 삼성과 SK 등 한국 기업들과 AI 시대를 이끌 새로운 '지능 공장'을 구축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능 공장은 AI가 생산 과정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스스로 판단해 생산 효율을 높이는 차세대 제조시설을 뜻한다.

AI가 가져올 변화에 대해서는 "지금 우리는 인류 역사상 가장 거대한 산업 인프라 구축을 경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터넷이 우리에게 정보를 찾을 수 있는 능력을 줬다면, 이제 AI는 언제 어디서든 무엇이든 알고 수행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 CEO는 "한국인의 국민성과 회복력,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열망은 세계 어디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없다"며 "한미 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에 두 나라가 만나는 지점에 서 있다는 데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재용 "이보다 어울리는 사람 없어"…최태원 "두뇌와 기억"


이날 행사에는 이 회장과 최 회장이 나란히 참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I 연산에 필요한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해 AI 반도체와 인프라 분야에서 엔비디아와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뉴욕 한복판에서 황 CEO의 수상을 축하했다. 삼성전자는 27일 오후 6시부터 28일까지 뉴욕 타임스스퀘어 전광판에 황 CEO를 '개척자(Pioneer)·설계자(Architect)·건설자(Builder)·친구(Friend)'로 표현한 밴 플리트상 수상 축하 영상을 띄웠다.
이 회장은 부친인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이 2006년 같은 상을 받은 인연을 언급하며 "젠슨보다 이 상에 더 잘 어울리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축하했다. 이어 "엔비디아는 AI 혁명의 중심에서 컴퓨팅의 가능성을 새롭게 정의해왔다"고 평가했다.
두 사람의 오랜 친분을 보여주는 농담도 나왔다. 이 회장은 자신과 황 CEO의 공통점으로 두 회사 모두 '올인(All-in)' 정신을 갖고 있다는 점과 두 사람 모두 '매디슨'이라는 이름의 딸이 있다는 점을 꼽았다. 이어 "그리고 우리 둘 다 갤럭시 Z 폴드8을 좋아한다"고 말해 행사장에 웃음을 안겼다.

최 회장은 엔비디아와 SK의 관계를 '두뇌와 기억'에 빗댔다. 그는 "젠슨을 만날 때마다 가장 먼저 듣는 말이 '더 빨리 만들 수 없느냐'는 것"이라며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와 잘 맞는다고 소개했다.
이어 "엔비디아가 두뇌를 설계한다면 SK는 그 두뇌가 필요로 하는 기억을 만든다"고 말했다. 엔비디아가 AI 연산을 담당하는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설계하고, SK하이닉스가 여기에 탑재되는 HBM을 공급하는 양사의 협력 관계를 빗댄 표현이다.
최 회장은 또 "70여년 전 밴 플리트 장군이 전장에서 한미 동맹을 다졌다면, 오늘날에는 젠슨이 새로운 최전선에 서 있다"며 "그 최전선은 이제 전장이 아니라 데이터센터이고, 그 선두에는 검은 가죽 재킷을 입은 사람이 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우리의 파트너십이 GPU 수요보다 더 빠르게 성장하기를 바란다"며 건배를 제의했다.
밴 플리트상은 한국전쟁 당시 미8군 사령관을 지내고 1957년 코리아소사이어티를 창립한 제임스 밴 플리트 장군을 기려 1995년 제정됐다.
한미 관계 발전에 기여한 개인이나 단체에 매년 수여한다. 역대 수상자에는 이건희 선대회장과 고(故) 최종현 SK 선대회장, 최태원 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 방탄소년단(BTS) 등이 있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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