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유림 기자] "블록체인은 단순한 기술 혁신만이 아니라 이용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여는 열쇠였습니다. 이용자가 그 문을 함께 열어줬고 이제는 '이용자에게 어떻게 가치를 제공할 것인가'라는 다음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자 합니다."
아이뉴스24가 22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장르 플랫폼 파괴적 혁신: 게임 개척자에게 노하우를 듣다'를 주제로 개최한 ICT 포럼에서 양홍석 매드엔진 프로듀서(PD)는 '나이트 크로우로 보는 블록체인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서비스 회고'를 주제로 발표하며 이같이 말했다.
![제4회 아이뉴스24 ICT 포럼 '장르 플랫폼 파괴적 혁신: 게임 개척자에게 노하우를 듣다' 라는 주제로 22일 오후 서울 중구 페럼타워 페럼홀에서 열렸다. 양홍석 매드엔진 '나이트 크로우' PD가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https://image.inews24.com/v1/6a6a0486811b19.jpg)
블록체인 만난 MMORPG '나이트 크로우'는 어떤 게임?
나이트 크로우는 중세 판타지를 소재로 한 MMORPG다. 국내에서는 2023년 4월 서비스를 시작했고 블록체인 기능이 본격적으로 탑재된 글로벌 버전은 2024년 3월 170개국에 출시돼 3일 만에 누적 매출 1000만달러(약 138억원), 일 평균 동시 접속자 30만명을 돌파하는 성과를 거뒀다.
글로벌 버전은 출시 당시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총 7종의 아이템을 토큰화하는 멀티 토크노믹스와 캐릭터 게임 정보를 하나로 압축한 '캐릭터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를 구현했다. 캐릭터 NFT는 위믹스 플레이에서 크로우 토큰으로 거래가 가능해 게임 안과 밖의 경제가 연결되는 형태다.
양 PD는 "나의 노력이 자산이 된다는 경험이 게임을 오랫동안 즐기는 이유가 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안정적인 경제 구조를 구축하고 이용자 간 거래가 활성화하면서 게임 생태계가 더욱 풍부해졌다"고 설명했다.
양 PD는 국내와 글로벌에서 게임을 출시한 후 파악하게 된 국내외 이용자의 차이 등에 대해서도 공유했다. 그는 "국내 이용자는 주로 길드에서의 전투 기여도를 바탕으로 게임 내 재화로 재분배하며 내부 순환을 중시하는 반면, 해외 이용자는 콘텐츠 참여 횟수로 산정된 공평함을 더 중시하는 경향이 나타나는 등 차이를 보였다"며 "이는 문화·제도적, 환경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점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제4회 아이뉴스24 ICT 포럼 '장르 플랫폼 파괴적 혁신: 게임 개척자에게 노하우를 듣다' 라는 주제로 22일 오후 서울 중구 페럼타워 페럼홀에서 열렸다. 양홍석 매드엔진 '나이트 크로우' PD가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https://image.inews24.com/v1/88b96792962780.jpg)
"생소한 개념, 순탄치 만은 않았던 개발·운영기⋯앞으로 목표는"
일반적인 게임들은 출시 직후 가장 많은 이용자가 몰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접속자가 하락하는 감소세를 겪기 마련이다. 그러나 나이트 크로우는 글로벌 서비스 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전 세계 동시 접속자 20만명 수준을 꾸준히 지속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서비스 1년 누적 매출은 3000억원으로, 이는 출시 전 기대 대비 약 2배 이상 높은 성과에 해당한다. 1년 누적 토큰 거래 수는 1억1146만건, 1일 최대 거래량은 102만건에 달하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시간이 지난 후에도 게임에 계속 참여하는 이용자의 비율을 보여주는 지표인 잔존율도 높았다. 웹3(AI·블록체인을 기반으로 개인 맞춤형 정보 제공과 데이터 소유권을 개인에게 돌려주는 지능형 웹 기술) 콘텐츠 이용자의 30일 잔존율은 98%, 90일 잔존율은 86%로 집계됐다. 일반 이용자의 30일 잔존율이 28%로 추산되는 점과 대조적이다.
양 PD는 "웹3 콘텐츠 이용자는 실질적 자산 가치를 체감하고 게임에 오래 머물렀으며 일반 과금 이용자보다 훨씬 더 높은 잔존율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매드엔진은 국내 게임사들의 '주 전공' MMORPG에 블록체인을 접목해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있다. 게임은 흥행 가도를 이어가고 있지만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 만은 아니었다고 양 PD는 회고했다.
양 PD는 "개발진 대부분이 해외 사업 경험은 풍부했지만 블록체인 등 새로운 기술에 대해서는 개념이 생소하기도 하고 잘 알지 못하는 상황이었다"며 "일본이나 대만 등 아시아 지역에서 기술에 대한 거부감이 있던 점도 과제였다"고 했다.
그는 "개발 과정에서 일정과 목표에만 집중한 나머지 이용자의 신뢰와 기대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던 등 아쉬움도 있었다"면서도 "그러나 이용자가 게임에 적극적인 피드백과 우호적인 태도로 게임 운영에 기여했고 이들 덕분에 핵심(코어) 이용자도 게임을 더 오래 즐길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를 통해 진정한 핵심은 '지속 가능한 이용자 경험을 만들어가는 방식'이라는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며 "개발과 운영 단계에서 다소 부족함도 있었지만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용자에게 더 가치 있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유림 기자(2yclev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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