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추위+이른 더위…올해 4월은 '요란한 날씨' [지금은 기후위기]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올해 4월은 한마디로 ‘요란한 날씨’ 특성을 보였다. 지난달 13∼15일에 때늦은 추위가 찾아왔다. 4월 18일에는 13.6℃의 큰 폭으로 기온이 상승하며 낮 최고기온이 30℃ 내외로 오른 곳도 있었다. 이른 더위가 이어졌다.

기상청(청장 장동언)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5년 4월의 기후 특성과 원인’에 대한 분석 결과를 2일 발표했다.

올해 4월 전국 평균기온은 13.1℃로 평년(12.1℃)보다 1.0℃ 높았다. 역대 1위로 더웠던 지난해(14.9℃)보다는 1.8℃ 낮았다. 중순에 추위와 더위가 연이어 발생하며 단기간에 급격한 기온 변동을 보였다.

4월 초순에는 대체로 평년 수준의 기온을 보이다가 13일에 12일보다 7℃ 가량 큰 폭으로 떨어졌다. 17일부터 기온이 급격히 오르면서 전국 일평균기온 변동 폭이 13.6℃(14일 5.6℃→18일 19.2℃)로 매우 컸다.

4월 13∼15일의 늦은 추위는 바이칼호 서쪽과 오호츠크해 부근에 기압능이 동시에 발달한 결과물이었다. 그 사이에서 급격히 발달한 영하 30℃ 이하의 상층 찬 공기를 동반한 절리저기압의 영향으로 13∼15일에 기온이 일시적으로 크게 떨어졌다.

4월 17∼22일에는 이른 더위가 찾아왔다. 17∼19일에 우리나라 남동쪽에 위치한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따뜻하고 습한 남풍 계열의 바람이 유입되면서 전국 일평균기온은 3일 연속 역대 1위(각 해당일 기준)를 기록했다.

4월 18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강원 영동과 경북을 중심으로 30℃ 내외까지 오르며 때 이른 더위가 나타났다. 20∼22일에는 동풍 계열의 바람이 불며 수도권, 강원영서, 충청도, 전라도 지역을 중심으로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높았다.

지난 겨울철과 달리 찬 대륙고기압의 강도가 평년 대비 약하고 우리나라 주변 기압계 흐름이 원활해 북대서양에서 기인한 중위도 대기 파동이 빠르게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추위와 더위가 연이어 발생하는 급격한 기온 변동을 보였다.

한편 4월 전국 강수량은 67.3mm로 평년(89.7mm) 대비 78.6%, 지난해(80.4mm)의 83.7% 수준으로 적었다. 북서풍의 영향을 주로 받아 강수량은 적었는데 22일에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남해안과 제주도를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렸다. 강수일수는 7.6일로 평년(8.4일)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4월 12~14일에는 때늦은 눈과 강한 바람이 불었다. 절리저기압의 영향으로 강한 바람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 또는 눈이 내린 가운데 서울에서는 1907년 관측 이래 가장 늦은 4월 13일에 적설(0.6cm)을 기록하기도 했다. 해안과 제주도를 중심으로 매우 강한 바람이 불어 극값을 경신했다.

4월 22일에는 전국 많은 비가 내렸다. 봄비가 내려 곡식이 윤택해진다는 곡우(20일) 전날인 19일에는 수도권과 강원도 중심으로, 22일에는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내렸다. 22일에는 우리나라 남동쪽에 고기압이 위치한 가운데 서해상에서 다가오는 다량의 수증기를 포함한 저기압의 영향으로 남해안과 제주도를 중심으로 50∼100mm 이상의 많은 비가 내렸다.

4월 우리나라 주변 해역 해수면 온도는 12.0℃로 최근 10년 중 가장 낮았다. 해역별로는 서해가 9.6℃, 남해는 14.2℃, 동해는 12.1℃로 최근 10년 평균보다 각각 0.2℃, 0.6℃, 1.8℃ 낮았다.

장동언 기상청장은 “올해 4월에는 꽃샘추위와 눈, 단 며칠 만에 바로 더위가 나타나며 단기간에 겨울과 여름 같은 날씨가 번갈아 이어졌다”며, “최근에는 5월에도 기온이 급격히 오르며 고온 현상이 나타나고 이례적으로 많은 비가 내려 피해가 발생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상기후 현상에 대한 감시를 더욱 강화하고 방재 기상정보를 신속하게 전달해 기상재해를 예방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