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태백시의 바람의 언덕. 더 넓은 고냉지 배추밭에 풍력 발전기가 들어서 있다. [사진=정종오 기자]](https://image.inews24.com/v1/a893aa6328cdb6.jpg)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이른바 ‘기후위기 부정론자’로 통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기 행정부 출범을 두고 세계 기후변화 대응 정책이 퇴보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하자마자 기후위기와 관련된 정책을 없애고 관련 보조금은 대폭 삭감했다. 기후변화 관련 연방정부 조직의 직원을 해고하기도 했다. 화석 연료로 되돌아가는 정책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전 세계 기업 최고 경영진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재생에너지로의 전력 전환이 빠르게 진행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와 눈길을 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15개국 기업 경영진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 여론조사 결과 화석 연료에서 재생에너지로 신속히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영국 런던과 미국 워싱턴 등에 사무실을 둔 글로벌 기후 씽크탱크 E3G는 세계 중견과 대기업 리더를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를 ‘전원 가동’(Powering Up)이란 제목의 보고서로 지난 22일(유럽 현지시간) 발간했다.
한국의 협력 비영리단체 기후솔루션과 한국의 응답을 중심으로 정리한 보도자료를 28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세계 중견과 대기업 리더의 97%가 석탄, 기타 화석연료 탈피를 지지했다. 78%는 2035년 또는 그 이전까지 재생에너지 기반 전력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지지한다고 응답했다.
현재 세계 각국은 유엔세계기후변화협약(UNFCCC) 약속에 따라 2035년 국가 온실가스 배출 감축 목표(NDC)를 올 9월까지 제출해야 한다. 한국의 차기 정부도 제출을 서둘러야 하는 상황에서 기업 대표들의 응답 결과가 주목된다.
![강원도 태백시의 바람의 언덕. 더 넓은 고냉지 배추밭에 풍력 발전기가 들어서 있다. [사진=정종오 기자]](https://image.inews24.com/v1/acec43b4409f35.jpg)
한국 기업인도 다르지 않은 인식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경영진은 재생에너지 기반 전력 시스템이 일자리 창출(50%)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35년까지 화석연료에서 전환해야 한다는 데 동의하는 비율도 76%에 달했다.
현재 한국의 발전원 비중에서 석탄(33%)과 화석가스(27%)가 여전히 주요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의 기업인이 바라는 재생에너지 중심 전환과는 거리가 있는 상황이다.
한국은 98%에 달하는 화석연료 소비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연료 가격 변동에 따라 한국전력공사(한전)는 200조원에 이르는 막대한 부채를 떠안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인 10명 중 6명(59%)은 재생에너지로의 신속한 전환이 한국의 에너지 안보를 강화할 것이라고 답한 부분도 주목된다.
화석연료 수입에 의존할 게 아니라 국내 자원을 활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것이 안보에 도움이 된다는 확신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에너지 전환은 고비용 수입 의존도를 낮추는 데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이번 조사는 E3G, 화석연료를 넘어서(Beyond Fossil Fuel), 위 민 비즈니스 연합(We Mean Business Coalition)이 공동으로 여론조사업체 사반타(Savanta)에 의뢰해 진행됐다.
사반타는 세계 대기업과 중견기업 경영진 1477명을 대상으로 응답을 모았다. 한국의 참여 경영진은 105명이었다.
E3G 대표(CEO) 닉 메이비(Nick Mabey)는 “이번 조사는 정치적 수사와 달리 기업 경영진의 80%가 앞으로 10년 내 재생에너지 기반 전력시스템 전환을 강력히 지지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정부가 올해 기후변화당사국총회(COP30) 전에 (파리기후변화협약의 온도 상승 제한) 1.5도 목표에 부합하는 국가별 기여목표(NDC)를 설정할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 결과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기후 정책 퇴보에도 불구하고 온실가스 감축과 재생에너지로 전환에 대한 기업계의 뚜렷한 인식 변화를 보여주고 있어 눈길을 끈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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