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유림 기자] 네이버와 카카오로 대표되는 정보기술(IT) 노조가 강성화하고 있다. 사측과 협상 과정에서 단체행동이나 파업을 마다하지 않는 등 강경해지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주요 의사 결정에 차질을 빚는 '노조 리스크'를 우려하고 있다.
![지난 5월 27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에 소재한 네이버 사옥에서 집회가 열렸다. [사진=네이버 노조]](https://image.inews24.com/v1/57843f43752225.jpg)
11일 네이버 노조는 경기 성남시 '1784' 사옥에서 집회를 진행했다. 네이버 노조는 최인혁 테크비즈니스 부문장(전 최고운영책임자)의 복귀를 반대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 3월 당시 회사 구성원이 아니었던 최 부문장의 입장을 소명하는 내부 설명회를 마련하는 등 회사가 그의 복귀를 지원한 점, 직장 내 괴롭힘 사건에 대한 최 부문장의 책임 등에 대한 해명을 사측에 요구하고 있다. 직장 내 괴롭힘이나 윤리적 비위,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를 익명으로 제보할 수 있는 온라인 채널을 개설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날 집회에는 카카오 노조도 참여했다. 카카오 노조는 카카오모빌리티 임금·단체 협상(임단협) 결렬에 따라 노조 설립 이후 처음으로 파업에 돌입했다. 카카오 노조에 따르면 이날 집회에 참여한 조합원(카카오모빌리티 직원)은 전체의 약 15%, 130명 수준으로 추산됐다.
각 사의 개별 사안에 연대를 통해 규모를 키워 대응하는 등 판교에 노조 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다. 다른 산업군과 비교하면 온건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과거와는 다른 분위기다.
이에 대해 전성민 가천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개인(또는 자신이 속한 집단)의 이익과 연관된 문제에 목소리를 내고 실제 결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인식이 강해지는 양상"이라며 "자신의 주장을 적극적으로 펼치는 젊은 세대 직원의 비중이 IT 기업에서 높은 점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네이버 노조는 회사 창립 19년 만인 2018년에 만들어졌다. 카카오 노조도 같은 해 창립했다. IT 노조가 이제는 성숙기로 접어들면서 조직력이나 협상력을 높이는 방법을 전략적으로 터득한 데 따른 현상으로도 풀이되고 있다.
다만 변화가 빠르고 경쟁이 치열한 IT 산업 특성상 신속한 의사결정과 유연한 조직개편 등이 요구되는데 노조가 경영에 과도하게 개입할 경우, 미래 경쟁력 확보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적더라도 현실적인 현재의 보상에 방점을 두는 경향이 강해지는 듯하다"며 "노사 갈등에 주요 의사결정이 지연되는 식으로, 그동안 잘 유지해 온 노사 간 신뢰에 금이 가지는 않을까 우려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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