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지혜기자] 최경수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퇴임 후 자본시장연구원에서 머물며 미래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 전 이사장은 자본시장연구원이 마련한 사무실에서 연구원 자문을 담당하며 앞으로의 활동 방향을 모색 중이다. 단, 고문이나 초빙위원 등의 공식 직함이 있는 것은 아니며 연구원으로부터 보수를 받는 것도 아니다.
자본시장연구원 관계자는 "(최 전 이사장이) 연구원과 자본시장과 관련한 의견을 주고받거나, 개인 공부를 하시기 위해 사무실을 이용하시는 걸로 안다"며 "개인 사무실보다는 사랑방 형태이며, 매일 출근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자본시장연구원이 임기를 마친 금융기관장에게 예우 차원에서 사무실 및 보수 등 여러 가지 혜택을 제공하는 경우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도 지난 2013년 NH농협금융 회장으로 선임되기 전까지 약 한 달 간 자본시장연구원의 고문 겸 초빙위원으로 적을 두었다.
이 밖에도 김성진 전 조달청장(행시 19회)과 김경호 전 주택금융공사 사장(행시 21회), 배국환 전 기획재정부 제2차관(행시 22회) 등 전직 금융 고위관료들도 임기 완료 후 다음 행선지가 결정되기 전까지 자본시장연구원 고문 및 초빙위원으로 재직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자본시장연구원이 거래소, 금융투자협회, 한국증권금융, 한국예탁결제원, 산업은행 및 대형 증권사들의 출자금으로 만들어진 기관인 만큼, 이들 기관장의 퇴임 후 거처까지 떠맡게 된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최 전 이사장 다음 행보는 오리무중"
최 전 이사장이 앞으로 어떤 일을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2013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거래소 4대 이사장으로 활동해온 그는 마지막 이임사에서 "거래소를 떠나지만 영원한 거래소 멤버로서 밖에서라도 뜨거운 응원과 함께 미력한 힘이지만 아낌없이 보태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역대 위원장들은 정치권 주변을 맴도는 모양새다.
지난 2005년 통합 거래소가 탄생한 후, 1·2대 위원장을 맡았던 이영탁 전 국무조정실장과 이정환 전 국무총리 정책상황실장은 비영리법인 세계미래포럼에서 각각 이사장과 대표를 역임하며 정치·경제 문제에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정환 전 이사장의 경우 2012년과 2016년 두 번의 총선에 출마하기도 했다.
3대 이사장인 김봉수 전 키움증권 대표는 지난해 초 국민의당 창당준비위원회에 합류했으나 이후 이렇다 할 대외 활동을 하지는 않았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정치권이 혼란스러운 데다, 최 이사장이 박근혜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활동했던 만큼 당분간은 뚜렷한 활동을 보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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